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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동산 세금 절세’ 세미나를 취재했다. 단기간 급등한 집값과 세금 불안이 겹쳐서인지 강의장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들은 핵심은 명확했다. ‘세금은 법이 아니라 생활이 만든다’는 것이다. 같은 규정이라도 실제 생활의 기록과 타이밍을 갖춘 사람이 더 적은 세금을 낸다는 뜻이다.
우선 절세 전략은 ‘갈아타기’가 대표적이었다. 새 집을 먼저 사고 3년 안에 기존 집을 팔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새 집의 보유기간이 흘러가므로 시차를 두고 매도·재취득을 설계하면 매번 요건을 맞출 여지가 생긴다. 다만 취득 시기가 1년 이내로 겹치면 적용이 깨질 수 있어 달력 관리가 필수였다. 결국 핵심은 ‘언제 잔금·등기하고, 언제 매도할 것인가’로 귀결됐다.
상속에선 주택을 오래 보유한 집과 짧게 보유한 집을 상속인별로 단독 귀속시키면 주택 수가 분리되고, 이후 양도세 비과세나 장기보유특별공제 관리가 쉬워졌다. 반대로 형제자매가 집을 1/N로 나누면 모두 다주택자가 돼 설계가 꼬였다.
혼인·동거 특례도 기억할 만 했다. 각자 1채를 가진 예비부부가 결혼하면 합가 시점부터 10년 안에 먼저 파는 집에 비과세 기회가 생긴다. 60세 이상 부모와의 합가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전입일, 공과금·교통·카드 사용지, 임대차 관계 등의 증빙으로 생활권 분리·합가의 흔적을 일관되게 남겨야 했다.
‘6개월·3년·10년’이라는 숫자도 중요했다. ‘6개월’은 상속 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 실거래가가 확정되면 그 금액이 취득가액으로 인정되며,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이 동일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사는 또 “상속세 신고 시점과 매각 시점을 6개월 내로 맞추는 ‘타이밍 조정’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3년’은 새 집을 먼저 산 뒤 3년 안에 기존 집을 팔면 일시적으로 두 채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0년’은 혼인 ·직계존속 봉양에 따른 합가 특례였다. 합가일을 기준으로 10년 이내 먼저 처분하는 주택에 대해 비과세 기회를 부여한다. 10년 안에 먼저 팔 주택을 정하고, 전입·생활권 기록을 일관되게 남기라고 조언했다.
증여세 부문에선 공동명의에서 단독명의로 전환할 때의 예를 들었다. 시가 12억 아파트를 5대 5 공동명의에서 남편 단독으로 바꾸면 아내 지분 6억이 이전된다. 배우자 공제 6억으로 과세표준은 0이 되지만, 신고는 반드시 해야 한다. 평가서, 등기 변경 서류, 수수료 영수증, 이체내역을 묶어 두면 훗날 매도 시 취득가액과 취득시점을 명확히 소명할 수 있었다. 배우자 공제와 자금출처 소명을 ‘동시처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양도세 부문에서 가장 강력한 경고는 다운계약이었다. 한 번 잘못 쓴 계약서는 다음 거래에서 드러났다. 세무서는 계좌·수표 등 실제 자금흐름으로 10년간 추적한다. 적발 시 부당과소신고 가산세에 이자까지 더해지는 비용은 상상을 넘었다. 다운계약 같은 지름길을 거부하고, 전입·이체·계약서로 생활의 흔적을 남기는 ‘꾸준함’이 최선의 방패였다.
결론은 분명했다. 절세의 성패는 ‘생활·시간·증빙을 얼마나 잘 설계하느냐’였다. 세금 규정이 있더라도 증빙과 소명을 통해 절세의 여지를 만들어뒀다는 뜻이다. 노트를 끄적이며 강의내용을 정리하자 꽤 묵직한 피로감이 밀려왔다. ‘일반인이 이 정도로 세세하게 절세를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절세는 ‘현대인의 숙명’이라지만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복잡한 머릿속을 잠시나마 정리한 뒤에나 겨우 강의장을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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