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100분간의 미·중 정상회담을 마쳤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들어 처음 열리는 미·중 정상 간 대좌로 2019년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4개월 만의 재회였다.
이날 양국 정상은 회담 내내 서로를 “오랜 친구”로 부르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회담의 핵심은 무역·관세 문제와 전략 경쟁의 조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매우 기품 있고 존경받는 지도자”라며 “우리는 이미 많은 사안에서 합의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여러 역풍과 도전이 있더라도 미·중 관계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미·중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부분적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즉시 재개하고 펜타닐 관세를 기존 20%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희토류·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은 일부 첨단 기술 부품에 대한 수출 제한 완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중국의 ‘펜타닐 원료 단속 강화’ 조치도 포함됐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와 중국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사전 협의를 마친 덕분에 주요 경제 의제는 신속히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공동 협력 의지를 확인했으나 대만 문제는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타이완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방한 기간 너무 바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지 못했다”며 “다시 한국을 찾아 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회담은 약 1시간40분 동안 진행됐으며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 밖에서 나란히 서서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자 시 주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후 두 정상은 각자의 의전 차량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를 타고 활주로로 향했고 시 주석은 중국제 방탄 의전차량 ‘훙치 N701’을 이용해 경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래마루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향하기 전에 조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 케빈 김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그는 강 대사와 악수하며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이 장면은 외신 카메라에 포착되며 “트럼프 특유의 스킨십 외교”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행기 탑승 전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 위에서 주먹을 쥐고 하늘을 향해 흔드는 세리머니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그는 “이번 회담은 10점 만점에 12점짜리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미·중 관계 정상화의 전기”로 평가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국의 발전은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비전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양국 모두 이번 회담을 통해 관계 악화를 막고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