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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한화그룹의 전 계열사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고용부)에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과 전면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최근 한화 계열사 곳곳에서 노조파괴 정황을 담은 문건과 녹취, 내부 증언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29일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부는 한화그룹의 노조파괴 범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즉각 특별근로감독과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용부가 지난 2년간 수많은 증거와 제보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해 한화의 불법행위를 키웠다”며 “고용부 장관이 직접 명령하는 특별근로감독으로 한화그룹의 전반적인 부당노동행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즉각 수사 나서라… 노조 탄압 청산의 첫걸음”
이날 기자회견은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의 여는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한화그룹이 명백한 불법행위를 부정하고 있지만 고용부는 지난 2년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피해를 입어야 노동부가 움직이겠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방위산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 산업을 떠받치는 건 현장의 숙련된 노동자들”이라며 “방산은 방산대로 불법 부당노동행위는 불법행위대로 수사하고 처벌해야 진정한 노조 탄압 청산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파괴의 출발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지회장은 “한화그룹의 노조탄압이 먼저 시작된 곳이 바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며 “회사는 삼성테크윈에서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름을 수차례 바꾸며 노조를 분열시키고 현장을 통제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에도 조합원에게 인사상 불이익과 부서 전환, 탈퇴 종용이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는 여전히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파괴 문건 존재…한화 창원사업장, 조직적 탄압 드러나”
박진억 금속노조 한화창원지회 조직부장은 “한화창원사업장은 사측이 직접 노조파괴 문건을 작성해 현장 관리자들에게 배포한 대표적 사례”며 “조합원에게 낮은 인사고과를 주고 승진을 막으며 탈퇴를 유도하라는 지침이 문건에 담겨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2017년 고용부 압수수색으로 해당 문건이 확보돼 전무와 팀장이 각각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유사한 부당노동행위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노동청이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 한화의 불법이 더욱 정교해졌다”며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여수사업장에서도 관리자가 특정 노조 가입을 권유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더는 방조 말라…즉각 압수수색·수사 착수해야”
문상환 금속노조 경남지부 미조직국장은 “과거 한화의 부당노동행위를 멈출 수 있었던 건 고용부의 압수수색 덕분이었다”며 “지금도 법적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부가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국장은 “한화시스템에서는 임의단체를 내세워 노조를 무력화하고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노조활동을 방해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며 “고용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한화의 노조파괴를 방조하는 공범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용부는 한화그룹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관련 책임자를 성역 없이 처벌해야 한다”며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헌법 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용노동부는 꼬리 자르기식 대응을 중단하고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한화그룹은 자신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존중하고 노사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등 한화그룹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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