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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뮤지엄(LBM)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정모 씨가 주 8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전직 직원들의 내부 폭로가 잇따르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언젠가 터질 줄 알았다’는 글과 함께 LBM 전직 직원 A씨의 폭로글이 확산됐다. A씨는 “3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나눠 작성하고, 시말서가 5장 이상이면 어떤 지점에 있든 본사(안국)로 불려가 교육을 받아야 했다”며 “계약 기간 중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근무 11개월 차에 병가를 냈다가 ‘아파서 본인 업무를 못했다’는 이유로 계약 종료된 직원도 있었다”며 “직급자를 강등시키겠다고 협박하다가 ‘기회를 줬는데 스스로 놓쳤다’며 해고한 사례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출근 첫날 1시간 교육을 받은 뒤 결제 실수를 했다가 시말서를 쓰게 됐다”며 “고객이 쇼핑백을 요청했는데 포스기 입력을 빠뜨렸다고 또 시말서를 작성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의 실수를 확인하기 위해 CCTV가 상시 작동됐다고도 증언했다. “직원이 실수하면 CCTV로 확인 후 해당 직원을 특정해 시말서를 쓰게 했다”며 “고인이 된 정효원 씨 역시 CCTV에 찍혔을 것”이라고 했다.
임직원의 폭언과 인격 모독도 폭로됐다. A씨는 “본부장은 직원 이름을 다 알면서도 ‘저기 반바지’, ‘노랑머리’, ‘야, 너’라고 불렀다”며 “창업자인 료(본명 이효정) 이사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매장 앞에서 근무자에게 고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이 퍼지면서 노동계에서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이 근로기준법의 허점을 악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7월16일, LBM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정모 씨(26)는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키 180㎝, 몸무게 78㎏의 건장한 체격이었던 그는 인천점 오픈 준비 과정에서 주 80시간이 넘는 노동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고인이 하루 15시간 이상 식사도 거르며 일했다”며 “근로시간 자료를 요청했지만 회사는 제공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BM 측은 “주 80시간 근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13개월 근무 기간 동안 연장근로는 7회(총 9시간)뿐이며,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회사는 “근로계약서, 스케줄표, 급여명세서 등 자료를 이미 유족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28일 런던베이글뮤지엄 본사와 인천점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고인의 장시간 노동뿐 아니라 휴가·휴일 부여,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법 위반이 확인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고, 필요할 경우 전국 7개 지점으로 감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높은 매출을 자랑하던 유명 브랜드에서 미래를 꿈꾸던 청년이 생을 마감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이번 감독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법이 확인되면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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