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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요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 발표에 대해 “한미 양측이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길 바란다”며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 계획에 대해 주변국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방어적 국방 정책과 선린우호 외교정책을 견지해 왔다”며 “항상 동아시아 평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 같은 발언은 직접적인 비난보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국빈 방한과 내달 1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외교적 고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불필요한 긴장을 자제하고 한국 측 설명을 먼저 듣겠다는 제스처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제한돼 북한이나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핵추진 잠수함이 한미 연합 방위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은 핵연료를 이용한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만큼, 비핵보유국이 이를 운용하려면 미국 등 핵보유국의 기술·연료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이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미 원자력협정(123협정) 개정 또는 별도의 양해 절차가 불가피하다.
중국으로서는 호주가 이미 AUKUS 체제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운 한국까지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될 경우 자국 해양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상호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정례적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시 주석 역시 미국 방문 초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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