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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부부싸움을 했다는 진술이 확보된 가운데,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김 여사가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최종 결론 내렸다.
조은석 특검팀은 15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며 발표한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관련자 조사와 객관적 자료를 종합한 결과 김건희 여사가 계엄 관련 모임에 참석하거나 기획·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계엄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김 여사 간 접촉 여부도 조사했지만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근 및 관계자 조사 과정에서 “계엄 선포 직후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강하게 화를 냈고, 부부가 심하게 다퉜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김 여사가 계엄 선포로 본인이 생각했던 여러 계획이 무너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김 여사가 계엄을 사전에 알거나 모의·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특검팀은 김 여사의 각종 사법 리스크가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비상계엄의 목적과 동기는 권력의 독점과 유지”라며 “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사법 리스크 해소가 포함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김 여사가 계엄을 주도하거나 관여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은석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신념에 따른 통치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이 공모해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시점을 12월 3일로 정한 배경과 관련해 “미국 대선 직후 혼란한 국제 정세를 틈타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계엄 이틀 뒤 미 CIA 국장 내정자와 면담을 위해 출국 예정이었던 점도 고려 요소로 언급됐다.
사법부의 계엄 관여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등 고위 법관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계엄 선포 직후 대법원에서 관련 회의가 열렸다는 의혹, 계엄사령부의 대법원 파견 요청 의혹 역시 “매뉴얼에 따른 실무 접촉 수준이었으며 범죄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비상계엄 다음 날인 12월 4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한 이른바 ‘삼청동 안가 회동’과 관련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사건을 이첩했다. 특검팀은 “문서를 준비해 계엄 이후 대응을 논의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그 자체만으로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원 31명을 조사했다. 더불어민주당 14명, 국민의힘 11명, 개혁신당 2명, 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대부분 참고인 신분이었다. 특검팀은 김민석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계엄 인지 경위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박 특검보는 “고위 공직자들이 권한에는 민감하면서도 헌법적 책임과 책무에는 둔감했던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며 “법원 판단은 존중하지만 구속 수사를 통해 범죄의 중대성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출범한 내란특검팀은 이날로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조은석 특검과 특검보 3명, 파견 검사 30여 명은 재판 대응을 위해 잔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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