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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 “한반도에 기회의 창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30일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냐 다음이냐, 판문점이냐 평양이냐,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고려하느냐 등 북한의 내부 판단이 달랐던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그 전후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2월 베이징에 간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상 시기 문제일 뿐, 북미 간 대화 의지는 살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미중 정상회담 후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며 한반도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정 장관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간 회동이 성사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가 회담 준비를 마쳤다고도 했다. “판문점 자유의집에 집기를 모두 갖추고 회담장 단장까지 마쳤다”며 “나 역시 북미 회담이 열리면 현장에 가서 지원할 사항을 점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확보 구상에 반발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국방력 강화와 북미 대화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앞으로 30년, 50년 뒤에도 바다·육상·하늘에서의 3대 전략자산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잠수함·미사일·인공위성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스스로를 지킬 최소한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을 요청한 것은 자위국방, 자주국방의 차원에서 당당한 요구였다”며 “국민들도 잘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도 첫째가 튼튼한 국방력 강화였다”며 “북한도 자기 체제를 지키기 위해 국방 목표를 세우듯, 우리도 나라를 지킬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북미 회동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지만, 하늘이 또 한 번 기회를 줄 것이라 믿는다”며 “정부가 대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끝까지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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