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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신라면세점의 철수에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대형 사업자가 발을 빼면서, 인천공항 면세사업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신세계디에프의 모회사 신세계는 30일 공시를 통해 인천공항 면세점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권역의 사업권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환율, 경기 둔화, 주 고객 구매력 하락 등으로 면세시장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임대료 인하가 수용되지 않아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신세계면세점이 부담해야 할 위약금은 약 1900억 원으로 추산되며, 2026년 4월 28일부로 영업이 종료된다.
앞서 신라면세점도 지난 9월 DF1(화장품·향수) 권역을 반납하며 약 1900억 원의 위약금을 감수했다. 이로써 인천공항 1·2터미널 내 핵심 권역인 DF1과 DF2가 모두 공석이 된다. 신라와 신세계 모두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 또한 임대료 25~27% 인하를 권고했지만, 공사는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두 면세점의 철수가 인천공항의 과도한 임대료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고객 단가를 기준으로 한 임대료 계약을 체결했으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로 매출이 부진해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각각 697억 원, 359억 원에 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신라·신세계가 반납한 DF1, DF2 구역에 대해 연내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며,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앞선 입찰에서 롯데가 ‘운영 능력 평가’에서 감점된 전례가 있어 공항공사가 이번에는 평가 기준을 완화할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이번 재입찰의 낙찰가가 기존보다 30~40%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DF1·DF2는 입지가 좋은 ‘알짜 구역’이라 적정 임대료만 보장된다면 새 사업자들이 수익을 낼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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