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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플랫폼 간 충성고객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충전금’ 규모가 쿠팡·네이버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1세대 플랫폼인 G마켓·11번가는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의 3분기 말(9월30일) 기준 선불충전금은 약 16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417억 원)보다 19.2%, 직전 분기(1618억 원)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선불충전금은 소비자가 향후 해당 플랫폼에서 쓸 금액을 미리 충전해 두는 것으로 잠재 매출이자 충성고객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쿠팡의 간편결제 서비스 ‘쿠팡페이’ 역시 같은 기간 선불충전금 규모가 1236억 원으로 1200억 원대를 돌파했다. 전년 동기(1183억 원) 대비 4.4%, 직전 분기(1196억 원) 대비 3.3% 증가했다. 네이버페이와 쿠팡페이 모두 충전금 증가폭이 크진 않지만 안정적 증가세를 유지하며 플랫폼 내 결제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후발 주자인 SSG닷컴과 컬리는 증가율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SSG닷컴의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의 3분기 선불충전금은 586억 원으로, 직전 분기(562억 원) 대비 4.4%, 전년 동기(539억 원) 대비 8.9% 늘었다. 컬리의 선불충전금은 9억 2000만 원으로 소액이지만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직전 분기(6억2650만 원)보다 46.9%, 전년 동기(5억 2681만 원)보다 74.8% 증가했다.
롯데그룹의 간편결제 플랫폼 ‘엘포인트’도 규모가 크게 커졌다. 지난해 3분기 168억 원이던 선불충전금은 올해 2분기 454억 원, 3분기에는 473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1월 롯데모바일상품권 사업을 인수하면서 약 300억 원 규모의 선불충전금이 추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1세대 e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과 11번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G마켓의 ‘스마일페이’ 선불충전금은 211억 원으로, 전년(316억 원) 대비 33.2%, 직전 분기(226억 원) 대비 6.6% 감소했다. 11번가의 ‘11페이’ 역시 지난 2분기 기준 60억 원으로 전년(61억 원), 직전 분기(60억 원) 대비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이처럼 양극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플랫폼별 이용자 결제 패턴과 생태계 충성도 차이에서 비롯된다. 네이버페이와 쿠팡페이는 쇼핑뿐 아니라 금융·콘텐츠 등으로 결제 영역을 넓히며 ‘폐쇄형 결제 생태계’를 구축했다. 반면 G마켓·11번가는 오픈마켓 중심의 거래 구조로 인해 사용자의 결제금 충전 유인을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G마켓은 선불결제 부문 재정비에 나섰다. 회사는 ‘스마일페이’ 결제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신설 법인 ‘스마일페이먼츠(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불충전금은 단순한 결제액을 넘어 충성 고객 규모와 재방문율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라며 “결제 서비스가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자체 결제 시스템 강화를 위한 업계 전반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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