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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잇따르는 ‘스캠(사기)’ 사건과 관련해 캄보디아 정부의 대응에 감사를 표했다. 양 정상은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한 공조 강화와 양국 관계의 ‘새로운 협력 단계’ 진입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스캠 범죄 문제에 국민 전체가 매우 예민한 상태”라며 “캄보디아 당국이 우리 국민을 각별히 배려해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와 대한민국은 아주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교민들에 대한 배려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두 나라가 지금보다 한층 높은 단계의 협력 관계를 맺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한국 정부 합동대응팀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현지 수사당국과 스캠 범죄 대응 협의를 한 점을 언급하며 “캄보디아 정부가 격의 없이 환대해준 점에 국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한국이 한 발짝 앞서 나가고 있긴 하지만, 캄보디아에게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고, 동시에 한국도 캄보디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발·인프라·교육 분야 협력 의지도 피력했다.
훈 마네 총리는 회담에서 “먼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대선 승리를 축하드린다”며 “대한민국이 캄보디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있었다”며 “이 사건에 대해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캄보디아 경찰은 즉시 조사에 착수해 범인들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훈 마네 총리는 또 “스캠 관련 인사들을 추적하기 위해 한국과 공조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정부는 인신매매, 마약 등 초국경 범죄 퇴치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는 하나의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역내 국가들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인 투자자들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현지 체류 교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캄보디아 정부는 7월 초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한 범국가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며 “한국과의 정보 공유와 수사 협력 체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스캠 범죄뿐 아니라 경제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훈 마네 총리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개발협력 사업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투자자가 캄보디아에 진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캄보디아는 ASEAN(동남아국가연합) 내 중요한 파트너로, 인프라·방산·무역 분야에서 협력 여지가 크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상호 발전을 이루자”고 답했다.
한편 캄보디아 내 스캠 범죄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감금·실종’ 신고가 330건 접수됐으며, 지난해(220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 중 80%는 해결됐지만 여전히 70여 건이 처리 중이다.
이날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의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은 스캠 문제로 인한 국민 불안을 완화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의 토대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대화가 짧아 아쉽다”며 “앞으로 상호 방문과 심화된 협의를 통해 양국이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훈 마네 총리도 “캄보디아는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양국이 초국경 범죄를 함께 해결하고 경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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