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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사흘 앞두고, 대통령실이 한미 관세 협상과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바로 타결되기는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것과는 온도차를 보이는 발언이다.
오 차장은 “특별히 APEC 정상회의나 한미 정상회담을 목표로 관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협상단이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이 시한에 쫓기기보다는, 양국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이 준비되면 나도 준비됐다”는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조속한 타결을 바라는 원론적 발언”이라며 선을 그은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미 협상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내용, 특히 직접투자 비중과 이익 배분 구조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만큼, 이번 회담에서 최종 서명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 차장은 다만 “한미 동맹 현대화나 방위비 분담 등 안보 현안은 양국 간 큰 이견이 없다”며 “양측 모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최근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오 차장은 “북미 간의 회담은 어떤 상황이든 만남 자체가 모든 것의 시작이지만, 이번 APEC을 계기로 그런 일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의 만남에 꼭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19년 판문점 회동처럼 갑작스러운 상황이 오더라도, 정부는 필요한 준비를 신속히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추측과 기대는 구분해서 다뤄야 한다”며 “대통령실은 현재로선 북미 회동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으로부터 한국이 북미 회동을 중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는 그런 요청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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