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출범 이후 4년간 무려 1만2천여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이후 4년간 무려 1만2000여 건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소 실적은 단 6건에 불과해 ‘실적 부진 속 통신사찰 남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공수처 통신이용자정보제공 요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공수처의 통신조회 건수는 총 1만2022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6465건 △2022년·117건 △2023년·2462건 △2024년·2978건으로, 출범 첫 해부터 6000 건이 넘는 조회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과 2023년, 두 해 동안 공수처는 총 8,927건의 통신자료를 조회했으나 기소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공수처가 법원 영장 없이 성명·주소·전화번호 등 기본 인적사항을 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는 ‘통신이용자정보제공’ 제도를 광범위하게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수사 실효성보다 ‘과잉 조회’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 의원은 “공수처의 통신조회 남용은 국민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며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 없이 통신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는 국민의 통신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2022년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조회하고도 당사자에게 사후 통지하지 않는 것은 적법절차에 반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며, 지난해부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수사기관을 대신해 통신조회 사실을 국민에게 일괄 통보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검찰과 경찰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통신조회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만, 공수처만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자체 통지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외부 검증이 불가능한 폐쇄적 구조로 인해 ‘셀프 통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 의원은 “공수처의 독자 시스템은 통보 시기와 방식을 기관이 임의로 정할 수 있어 과거처럼 국민 몰래 통신자료를 들여다보는 ‘통신사찰’ 논란을 반복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화 예산은 97억 원…국민 통보 예산은 ‘0원’”
문제는 공수처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도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조 의원이 확보한 2025년도 예산안을 보면 공수처는 ‘정보화체계 구축 및 운영’ 명목으로 총 97억8800만 원을 편성했다. 이 중 94억 3500만 원이 KICS(통합수사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비로, 2억 4400만 원이 전산 장비 운영비로 배정됐다. 그러나 헌법상 권리 보장과 직결되는 ‘통신조회 일괄 통지 시스템’ 예산은 단 한 푼도 책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공수처가 국민의 통신비밀 보호보다 기관 내부 시스템 유지에만 예산을 쓰고 있다”며 “이건 국민의 세금을 들여 국민을 감시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공수처가 최근 4년간 1만2000 건의 통신자료를 조회했지만 기소는 6건에 불과한 것은 명백한 문제”라며 “국민을 감시하고 세금만 낭비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공수처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도 검찰·경찰처럼 KAIT를 통한 일괄 통지 시스템을 즉시 도입해야 한다”며 “국민이 언제, 어떤 사유로 통신자료가 조회됐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국가의 기본 투명성”이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