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회담을 너무 오래 연기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26일(현지 시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하며 “불필요한 지연 없이 만났으면 한다는 (상호) 이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어 페스코프는 “현재로선 정상회담 개최해봤자 의미가 없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푸틴 대통령이 지지한 것”이라면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회동 보류와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가 거론된 적 없다”며 이를 ‘취소’(캔슬)로 묘사한 것을 ‘잘못’이라고 짚었다. 영어에서 ‘취소’란 일상적 어휘이자 법적 무게까지 지닌 폭넓은 단어다. 22일 트럼프 본인이 “취소했다”고 표현한 게 맞지만 러시아 측에선 엄밀한 의미로 해석함으로써 진행 가능성 쪽에 실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더 이상 시간 낭비 하지 말자”는 두 대통령 공통 인식의 근거로 양국 외교 수장(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각각 이미 기반 작업 지시가 내려진 상태라는 사실이 거론됐다. 정상회담 개최에 상당한 준비 작업이 필요한 법이다. 모두가 양국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현실도 지적했다. 최근 자국 석유 대기업 루코일과 로스네프트 제재에 페스포프는 “비우호적인 조치다. 관계 회복의 전망을 해쳤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모든 나라와의 우호관계 구축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우리 이익”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외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헝가리 유튜브 채널 ‘울트라항’ 인터뷰에서 20일 루비오 장관과 전화로 알래스카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야기를 나눴으나 양국 정상의 추가 만남에 대해선 피차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계획은) 미국이 제안해 러시아가 초대를 받아들인 것이니 모든 게 제안자에게 달렸다”면서 미국 측 책임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미·러 정상회담 재개 여부 관건이 우크라이나전쟁이므로 이 문제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진행자가 향후 협상에서 현재 우크라이나령인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영유권에 대한 유연성이 포함되느냐 묻자 “그 지역들은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라고 라브로프가 답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영토 자체가 아니라 그곳 주민들”이라며 해당 지역 사람들이 투표를 통해 러시아 편입을 결정한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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