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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수 유승준(48·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씨의 비자 발급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 정서와 병무청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두 차례 연속 유승준의 손을 들어준 만큼, 기본권 보장과 공권력 행사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22일(현지시간) 미국 LA총영사관 청사에서 열린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유승준 씨의 두 차례 소송에서 모두 대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줬는데, LA총영사관이 여전히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영완 LA총영사는 “두 건의 소송에서 대법원이 각각 다른 법리적 쟁점을 지적했다”며 “유사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상급심의 법리 판단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유승준 씨의 병역 회피 행위는 도덕적으로 용서받기 어렵다”면서도 “그가 한 인간으로서 지난 20년간 겪어온 심리적·사회적 고통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역법이 양심적 병역 거부나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온 만큼, 법적으로 보장된 기본권과 평등권이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정서가 좋지 않고 병무청도 반대하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존중되어야 한다”며 “공익보다 개인의 인권과 기본권 침해가 더 큰 경우, 정부가 법리에 맞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총영사는 “외교부와 병무청 등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앞서 유승준은 1997년 가수로 데뷔해 ‘가위’, ‘열정’, ‘나나나’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지만, 2002년 병역 기피 논란 이후 입국이 금지됐다. 그의 귀국 시도는 20년 넘게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 유승준은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을 회피한 뒤, 병무청 요청에 따라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받았다.
2015년 38세가 된 그는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LA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했고, 첫 소송에서 대법원은 “비자 발급 거부는 재량권 남용”이라며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총영사관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다시 거부했고, 유승준은 2020년 두 번째 소송을 제기해 2023년 대법원에서 또다시 최종 승소했다. 그럼에도 LA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했으며, 유승준은 9월 세 번째 취소 소송을 냈다.
올해 8월 법원은 “유승준의 입국이 공익을 해칠 우려가 없으며, 그의 사익 침해가 더 크다”며 비자 거부 처분은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LA총영사관은 해당 판결에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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