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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화 작가 전미경의 ‘꽃씨 신화’가 출간됐다.
책은 작가가 11년간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며 얻은 감흥을 108개의 그림과 글로 표현한 예술 에세이다.
압화는 물감이나 붓이 아닌 자연 그 자체를 통해 그림이 완성된다. 나무껍질, 씨앗, 꽃잎, 나뭇잎을 직접 채집하고 펼쳐서 말리고 오려 붙이는 과정을 통해 자연을 회화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평생 자연을 화두 삼아 온 작가의 시선이 이번에는 산사에 닿았다. 2008년 여름 봉선사에서 시작한 발걸음이 오랜 세월 자연과 어우러졌던 송광사, 길상사, 선운사, 불국사, 표충사, 부석사, 해인사, 봉선사… 천년 고찰들로 이어진다.
“108개 산사 중 제일 인상에 남는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어디를 꼽겠느냐고. 참 어려운 질문이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그곳은 밀양 재약산에 있는 표충사라고. 산사 주변의 산이나 계곡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가 자연물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이유도 자연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더불어 자연물의 천연 색상과 질감이 주는 편안함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는 어린 시절 자운영 꽃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을 기억하며 자운영 꽃씨로 그 마음을 그렸다. 자운영 꽃씨의 모습은 쉼표 같기도 하고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씨앗은 그 자체로 모든 생명의 근원인데 모양마저도 태아를 닮았다.
책에 담긴 108점의 작품은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2025.10.29.~11.3,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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