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철 법제처 처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위증교사 사건 등 재판과 관련해 “12개 혐의 모두 무죄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면서 정치권의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장동 사건은 대규모 민간 개발이익이, 위증교사 사건은 과거 재판 중 허위 증언 지시 의혹이 쟁점이다. 대통령의 전 변호인이자 현직 법제처장이 해당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이번 논란의 출발점이 됐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조 처장은 24일 열린 법제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기소된 범죄자가 대통령이 된 사례는 없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12개 혐의 모두 무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검찰권 남용”이라고 했다. 수임료 관련 질의에는 “프라이버시”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 같은 발언은 즉시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왔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법제처장이 대통령의 무죄를 전제하고 검찰 수사를 비난한 것은 법제처를 대통령 개인의 변호사사무실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상 대통령 연임 제한 조항에 대해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한 것도 헌정 질서에 어긋난다”며 조 처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장동혁 당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데 무죄를 단정하는 발언은 이해충돌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법제처,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등 주요 기관에 과거 변호인 출신을 다수 기용했다”며 “국가 핵심 기관이 특정 인맥으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비판은 개혁신당으로도 번졌다.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 인사들이 공직을 차지하고 있다”며 “권력으로 재판을 덮지 말고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위증교사 사건을 비롯해 총 12건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있다. 대부분의 재판은 중지된 상태지만, 검찰은 배임과 뇌물 혐의를 적용해 공판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변호인 출신 법제처장의 무죄 발언은 정치적 중립성과 사법 절차의 독립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조 처장의 헌법 관련 발언도 쟁점이 되고 있다. 그는 국감에서 헌법 제128조 제2항에 규정된 대통령 연임 제한과 관련해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정이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법제처장이 헌법 명문 규정을 정권 이해에 따라 해석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민정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 금융감독원장, 법제처장, 국가정보원 간부 등 대통령 변호인 출신 인사 14명을 거론하며 인사 구조 문제도 제기했다. 장 대표는 “법제처장의 발언은 대장동 사건뿐 아니라 권력기관 인사 전반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 인사 기용, 국정감사 발언, 헌법 해석 문제가 얽히며 정치 쟁점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야는 법제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정권 인사 운영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조 처장의 거취는 향후 정치 일정의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