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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시대’로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자주국방 완성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30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1974년 한·미 원자력협정 체결 이후 한국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미국의 사전 동의 없이 수행할 수 없었다. 일본이 1988년 협정을 개정해 20% 미만 농축과 재처리를 허용받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 동·서해 방어를 강화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며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닌 동맹 현대화와 자주국방의 병행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디젤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도록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건조는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의 부활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현지 법인으로 한화오션이 핵잠수함 설계와 시운전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수년 전부터 국내 조선업체와 함께 핵추진 잠수함 연구용역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해왔다. 올해 말 연구가 마무리되면 차기 잠수함 확보사업인 ‘장보고Ⅲ·배치Ⅲ’가 사실상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군 당국은 건조비를 척당 2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며 프랑스 바라쿠다급(1.6조 원), 영국 아스튜트급(2조 원), 미국 버지니아급(3.6조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4000~5000t급 대형 잠수함을 설계하고 소형 원자로를 탑재하는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 종합국감에서 핵추진 잠수함으로 건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장보고-Ⅲ 배치-Ⅲ’ 사업과 관 련해 “착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결정된다 해도 건조에는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완성 시점은 2030년대 중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핵잠수함은 기존 디젤 잠수함보다 작전 효율성이 압도적이다. 디젤 잠수함이 수중 잠항 시간 3주에 불과한 반면 핵잠수함은 수개월간 연속 작전이 가능하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핵잠 한 척이 디젤잠 다섯 척의 역할을 한다”며 “속도, 은밀성, 작전 지속력 모두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무기를 탑재하려는 게 아니라 원자로를 동력으로 쓰는 잠수함”임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핵추진 잠수함은 핵폭탄과 무관한 ‘비핵 무기체계’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대상이 아니다.
한국은 저농축 우라늄(20% 이하) 기반 핵잠 모델을 추진 중이며 프랑스처럼 비무장·저농축형 원자로 체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식 핵잠은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지만 한국은 저농축형 원자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을 활용하면 핵연료 교체 없이 30년 이상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효율성도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의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과 중국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전력 증강이 아니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실용안보 전략’의 구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미 5000t급 전략핵잠(SSBN)을 건조 중이며 러시아로부터 소형 원자로 기술을 제공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원잠 보유를 공론화한 것은 이러한 북핵 잠수함 위협에 대한 전략적 균형 수단을 명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미국이 한국에 핵잠 기술을 허가한 것은 동맹 신뢰의 정점”이라며 “이 기술은 심지어 영국에도 제공되지 않았던 수준”이라고 전했다. CNN은 “한국이 저농축 원자로 기반 핵잠을 보유하면 인도·태평양 안보 구도는 재편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미국의 해양 전략 분담”으로 해석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회 국방위 종합국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군사적·전략적 측면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디젤 잠수함으로는 북한의 핵추진잠수함을 능가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을 “전략자산 완비의 결정적 계기”로 봤다. 다만 건조 예정지인 미국 필리조선소의 설비 논란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국회 무궁화포럼 대표)은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핵추진잠수함 핵연료 공급 요청과 트럼프 대통령의 건조 승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한미동맹이 군사·기술 협력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 제13조가 동맹국의 자주적 방위 역량을 제약하고 있다”며 “이번 승인은 협정 개정의 출발점으로 정부가 외교·법적 협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추진잠수함은 K조선·K원전·K방산이 융합되는 전략산업의 결절점”이라며 “정부는 한미조선협의체(SCG)와 핵추진잠수함 국책사업단을 구성해 제도적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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