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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과학기술의 제4차 산업혁명시대다. 관건은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빅데이터와 초연결 네트워크 등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생활 전반에 자리 잡게 되는 꿈의 사회 실현은 기술력에 달려 있다. 사람이 가치를 창출하고 난관을 타개하며 미래를 이끌어 간다.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무역 및 기술 패권 전쟁이라고 하겠다. 아마존·구글·애플 등 주요 기업들은 AI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시각·언어지능, 기계학습 등 AI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아니다. 과학기술 인재의 ‘탈(脫)한국’ 현상이 국가경쟁력을 흔들고 있다.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두뇌 유출)’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첨단산업 분야에서 두뇌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미래차·우주항공 등 전략 기술 산업들은 인재 부족에 신음 중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두뇌 자체가 쪼그라들었고, 양성된 인재들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해외 기업의 손짓에 머뭇거림 없이 떠난다. 고액 연봉과 연구 자율성, 이민 혜택까지 내세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젊은 두뇌들을 쓸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례는 충격적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149명이 중국 정부로부터 인재 영입 목적의 이메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KAIST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KAIST교수 149명은 '중국의 글로벌 우수 과학자 초청 사업'이라는 제목의 동일한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해외 우수 인재를 초청한다”며 “연간 약 4억 원(200만 위안)의 급여와 주택·자녀 학자금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내 한 교수가 연구 보안팀에 이 메일을 신고하면서 국가정보원(국정원) 조사가 시작됐다. 국정원은 전국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다수 기관에서 비슷한 형태의 이메일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중국이 추진하는 ‘천인계획(千人計劃)’은 단순한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 아니라 해외 핵심 기술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포섭 공정으로 판단되고 있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해외 고급 과학기술인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와 특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국내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해외의 기술 탈취 시도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할 것임을 뒷받침하고 있어 인재 및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에 보다 촘촘한 방지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연구 보안이 곧 국가 보안인 만큼, 관련 법안 제정 및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예컨대 ‘국가 연구개발 혁신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연구기관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길 당부한다.
이는 이재명정부 국정 과제로 제시된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과도 맞닿아 있다. 박정희정부는 중화학공업으로 후진국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김대중정부는 지식 정보화 시대를 선언하며 정보기술 강국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4차 산업혁명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해야 한다. 현시점은 우리나라 경제·사회 발전의 변곡점이다.
현장 기초과학 연구자에게 재정적 지원에 못지 않게 연구평가 제도의 기준 합리화와 과학기술인 가치 인정 등을 통해 연구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자율 관리가 긴요하다. 무한경쟁의 글로벌시대 국가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임을 인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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