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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개막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상북도 경주가 세계 외교의 무대가 되고 있다. 미국·중국·일본을 비롯한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고도(古都) 경주가 글로벌 협력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2019년 6월 이후 약 6년 4개월 만의 방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1박 2일간 머물며 이재명 대통령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 주석 역시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국빈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두 정상의 대좌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중 양국 정상이 동시에 지방 도시를 찾는 것은 전례가 없다. 미중 무역 협상 등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를 ‘세기의 담판’이 한국 땅, 그것도 경주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취임 열흘 만에 첫 해외 일정으로 경주행을 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30일 방한해 이 대통령과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다음 날 APEC 본회의에도 참석한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 싱가포르의 로런스 웡 총리,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등도 참석해 역내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중남미에서는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유일하게 참가한다. 칠레는 한국과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중남미 국가로, 오랜 경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러시아는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국제문제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끈다. 대만은 린신이 총통 선임고문, 홍콩은 존 리 행정장관이 대표로 참석한다.
정상급이 아닌 특별 게스트들도 눈길을 끈다. UAE의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와 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더욱 연결되고 복원력 있는 세계를 향하여’를 주제로 열리는 본회의 세션에 참석한다.
한편 이번 APEC CEO 서밋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를 비롯해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대표 1,700여 명이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참석해 AI와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70여 명의 의전관이 정상 동선을 관리하고, 경주 주요 도로는 행사 기간 특별 통제 구역으로 지정된다. 공군은 F-35A, F-15K 편대를 투입해 공중 초계 임무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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