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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관련 허위·과장 광고로 법원에서 시정명령이 확정됐음에도 이를 제때 이행하지 않은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을 검찰에 고발했다. 기업의 법적 의무를 무시한 채 공표명령을 장기간 지연한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전면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애경산업과 SK케미칼 그리고 각 사 대표이사 등 4명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8년 공정위가 두 회사의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 제품 광고가 허위·과장 표시로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행위금지명령 △중앙일간지 공표명령 △과징금 납부 등의 시정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두 회사는 처분 직후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며 6년 이상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애경산업은 5년8개월, SK케미칼은 6년7개월간의 소송 끝에 대법원에서 공정위의 처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즉시 공표명령을 이행할 법적 의무가 생겼다.
하지만 이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도 공정위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SK케미칼은 약 7개월이 지난 2025년 3월7일, 애경산업은 약 1년2개월이 지나서 각각 공표명령을 이행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시정조치)에 따른 공표명령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두 법인과 대표이사를 ‘동법’ 제17조(벌칙) 제2호 및 제19조(양벌규정)에 근거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로 시정조치가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장기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며 “앞으로 법원 확정 판결 이후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고의적 지연이나 회피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기업의 책임 회피 관행에 대한 경고”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표명령은 단순한 행정제재가 아니라 소비자 알 권리 보장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기업이 판결 확정 이후에도 이를 지연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향후 동일 유형의 시정명령 불이행 사례를 재발 방지하기 위해 △시정조치 이행 점검 강화 △공표 의무 위반 시 형사처벌 수위 검토 △기업의 내부 준법감시 제도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처벌을 넘어 법질서 존중과 시정명령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계기”라며 “앞으로도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법 위반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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