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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협동조합의 제품과 서비스를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한 정부의 ‘우선구매 제도’가 제도 취지와 달리 경영평가 점수를 위한 ‘실적 쌓기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 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부터 직접 생산되지 않은 물품을 구매대행 형태로 거래하며 실적만 부풀리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 전수조사와 인공지능(AI) 검증체계를 통해 제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기획재정부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 5곳의 사회적협동조합 우선구매 명세를 분석한 결과, 총 구매액 68억7200만 원 중 약 34억6000만 원(50%)이 사회적협동조합이 직접 생산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추정됐다.
특히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46억8700만 원 규모의 우선구매 실적 중53%(24억7400만 원)을 구매대행으로 처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품목에는 에어컨, 프린터 토너, 제설용 염화칼슘 등 사회적협동조합이 직접 생산하기 어려운 공산품이 다수 포함됐다.
한국수자원공사 또한 총 14억5100만 원 가운데 7억8800만 원, 한국공항공사는 4억3000만 원 중 3억5800만 원(83%)이 구매대행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으로부터 직접 생산된 물품을 구매한 공공기관에 대해 경영평가 시 최대 0.2점의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관들이 이를 ‘형식적 실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사회적협동조합 우선구매 제도는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것이지만, 현재는 공공기관이 점수만 채우려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한 전국 단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모든 구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기반 검증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합 감독체계와 연동해야 한다”며 “사회적협동조합 우선구매 제도가 ‘가짜 실적 경쟁’이 아닌 진짜 사회적 가치 창출의 통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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