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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급격히 식은 수도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갭투자 논란’과 ‘부동산 발언’으로 촉발된 여론 악화가 사퇴 이후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정부는 정책 보완과 공급 대책 조기 가동에 나서며 진화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1구역 재건축 추진 현장을 방문해 “공직자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 송구하다”며 “이 차관의 일로 다시금 공직자의 자세를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택 공급과 시장 안정을 위해 빠른 인선이 필요하다”며 “1차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조속히 임명해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 장관이 언급한 ‘공급 집행력 확보’ 발언이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최근 급속히 확산된 부동산 정책 불신을 진정시키기 위한 사실상의 ‘정책 재검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이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완화 또는 단계적 폐지를 포함한 ‘시장 안정형 조정안’이 비공식적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중산층과 청년층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공급정책의 ‘속도전’과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재초환 부담이 사업 추진을 막는다는 현장 목소리를 정부가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로 최근 서울 강남·목동·여의도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조합원 1인당 수억 원의 부담금이 예상돼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환수율을 낮추거나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부과를 유예하는 방안 등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핵심 조정 축은 규제지역 지정 및 해제 문제다.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은 조치가 정책 과잉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내년 1분기 시장 상황을 평가해 서울 외곽과 일부 경기 지역의 규제 해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10·15 대책의 후폭풍은 여론 조사로도 보여진다. CBS노컷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서울 거주 유권자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6%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긍정 평가는 35%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에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9.0%로 ‘잘하고 있다’(47.2%)를 근소하게 앞섰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메시지보다 체감도 문제”라며 “서울 중심의 주거 불안이 여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野 “갭투자·위선 정부”…與 “청년 주거회복 방안 마련”
한은 총재 “부동산은 단일 정책으로 해결 안 돼”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청년층과의 간담회에서 “10·15 대책은 21세기판 서울 추방령이자 부동산 테러”라며 “청년과 신혼부부를 서울 밖으로 내모는 반(反)시장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에게는 집 사지 말라 하면서 자기들은 수십억 강남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위선과 이중 잣대가 부동산 불신의 본질”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여권은 청년층과 중산층의 ‘주거 절망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책 보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전날 성동구 성수동1가 ‘성수1구역 재건축 조합 주민 간담회에서“태릉 육사 부지, 삼성역 인근 공공 부지 등 서울 내 공급 가능지를 전수 조사 중”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협력해 주거 사다리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문제는 정책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공급 확대와 수도권 집중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초환 완화나 특정 지역 규제 완화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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