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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창업허브’ 사업이 대규모 부동산담보대출의 기반으로 활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29일 “중기부가 전부 임차한 홍대 신축건물을 담보로 1320억 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졌다”며 “결국 정부 사업이 사모펀드의 안정적 수익 구조로 활용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건물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코너136 빌딩’으로 소유주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에이치밸류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유한회사다. 중기부는 2024년 ‘글로벌 창업허브’ 사업지를 홍대로 확정하고 이 빌딩 전체(약 4016평)를 임차했다.
사업지 선정(7월25일)과 임대차계약 체결(9월20일) 당시 건물은 여전히 신축공사 중이었으며 사용승인일은 10월31일이다. 중기부는 11월1일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하면서 고정관리비와 실비관리비를 지급하기 시작했고 임대료 납부 기준일은 2025년 2월1일로 설정됐다.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22일 전국 33개 새마을금고 대주단에 1320억 원 부동산담보대출을 신청했고, 25일 대출심사, 12월4일 약정서 체결, 12월9일 대출 실행이 이뤄졌다. 대출약정체결일과 실행일은 등기부등본에도 명시돼 있다.
이지스 측은 대출신청 시 “정부 사업을 위한 전부 임차 계약으로 최소 5년간(자동연장 시 6년)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확보돼 대출이자 상환이 충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자료에는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과 5년 임대차계약 체결, 인테리어비 220억 원 투입 예정, 장기 운영 가능성 높음”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대출자료에는 중기부의 ‘2025년 글로벌 창업허브 예산(319억 원)’ 편성 내역과 전년 대비 304억 원 증액 사실이 근거로 첨부돼 있었다. 즉, 정부 예산이 안정적 수익의 보증 수단처럼 활용된 셈이다.
권 의원은 “중기부가 6년간 844억 원에 달하는 월세와 관리비를 납부해야 한다”며 “정부 예산이 사모펀드의 배만 불리는 구조로 악용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임원으로 재직 중인 김강욱 전 대전고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이자, 추미애-윤석열 갈등 당시 윤 대통령을 옹호한 인물”이라며 “김 전 검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도 거론됐다”고 지적했다.
건물 최종선정 과정에도 정치적 연결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의 배우자인 장석명 씨가 김강욱 전 검찰관과 이명박 청와대 초창기 멤버로 함께 일했으며, 장 씨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2022년 윤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복권을 받은 인물이다.
권 의원은 “홍대 글로벌 창업허브는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예산비리 사례”라며 “감사원 감사로 ‘김강욱 선배 챙기기’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기부와 기재부가 고액 월세를 숨기기 위해 예산안 명칭을 바꾸는 ‘표지 갈이’를 했다”며 “이 사업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기부는 글로벌 창업허브를 통해 해외 진출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생태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홍대 허브는 내년 상반기 개소를 목표로 리모델링 중이다. 이번 논란으로 정부 예산이 민간 펀드의 대출 담보로 활용된 구조적 문제 그리고 사업선정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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