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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해외거래소 상장 ‘M사’ 주가가 비공개 리딩방의 대량 매수 지시 이후 단기간 급등했다가 급락했다. 운영자는 ‘대주주 불법 매도’를 탓하며 “회사와 협의해 전액 보상”이라며 안심시킨 뒤 잠적했다. 일부 투자자에겐 제3자 행세로 ‘변호사 선임비·착수금’을 요구해 추가 금전 편취까지 시도했다.
해외주식 투자 열기에 편승한 비공개 리딩방 사기가 확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해외주식 불법 리딩방 사례를 공개하며 금융소비자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수진 금융감독원 민생침해대응총괄국 팀장은 “미국 주식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심리를 노린 리딩방 사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투자를 원하지만 해외주식 정보는 부족한 금융소비자가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실재하는 미국 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한 뒤, 자전거래와 시세 조작을 통해 수익을 편취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 불법업자는 심지어 큰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제3자인 것처럼 접근해 법무 비용을 편취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불법업자는 스레드(Threads)·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고수익 미국 주식 전략’ 게시물과 동영상을 올린 뒤 텔레그램 링크로 투자자를 유인했다. 채팅방 입장 후에는 본인을 전문가로 소개하고 ‘기관 매수 포착’ ‘내부 정보’ 등을 내세워 특정일·특정가격에 맞춰 해외 소형주 매수를 지시했다.
초반에는 1~4차례 실전 매매로 10% 안팎 소액 수익을 경험하게 해 신뢰를 쌓는다. 이후 투자금액별 ‘상위반’ 참여를 미끼로 고액 투자를 종용하며 매수 단가를 끌어올린다. 대상은 국내에 덜 알려진 신규상장 소형주로 유통주식 수와 거래량이 적고 가격이 낮아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급등 연출이 가능한 종목들이다.
이후 특정일 대량 매수로 주가를 띄운 뒤에는 불법업자 측이 보유 물량을 매도하고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급락 국면에서는 ‘대주주 불법 매도 탓·전액 보상 예정’ 같은 허위 설명으로 시간을 끌거나 제3자 행세로 법무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의 2차 편취가 뒤따르기도 했다.
이 같은 범죄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 초국경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단속과 법적 조치가 쉽지 않고 범죄수익 동결·환수 등 구제 절차가 현실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팅방·이메일·문자 등 온라인 경로로 접근하는 무등록 투자 조언은 원칙적으로 의심해야 하며 등록·신고된 투자자문업자·유사투자자문업자 여부, 운영자 실명과 연락처 확인이 필요하다.
해외주식은 국내주식 대비 정보 접근성이 낮고 사실 확인이 어려운 만큼 공시서류와 기업 실체, 실적 뉴스 등 기본 확인 없이 비공개 채팅방 신호에 의존한 매수는 고위험이다. 온라인 ‘수익 인증’ 캡처나 후기, 영상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 팀장은 “올해 1월에는 미국 채권에, 5월에는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것이란 피해 사례가 유행했다”며 “최근에는 환율 상승 등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심리를 이용한 피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상장주식이라 해서 반드시 안정적이고 펀더멘털이 튼튼할 것이란 맹목적 믿음을 지양하고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해외 종목은 수수료와 환차익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온라인 정보는 허위·조작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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