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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배달의민족·신세계 SSG·GS리테일 등 대기업과 플랫폼이 ‘1시간 내 배송’을 내세운 퀵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중소 슈퍼와 골목상권의 생존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퀵커머스 확대가 소비자 편의를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업과 플랫폼이 현행 유통 규제를 우회하면서 골목상권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중소유통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형 유통사들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도심형 물류센터(MFC·Micro Fulfillment Center)로 전환해 ‘유통산업발전법’의 입점 제한을 우회하고 있다. GS리테일(GS25·GS더프레시), 신세계 SSG, 롯데마트 등은 편의점과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거점 삼아 퀵커머스 배송망을 구축했으며, 롯데마트는 ‘2시간 배송’ 서비스로 경쟁에 가세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 유통 생태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산업연구원(2022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B마트’가 입점한 인근 지역에서는 편의점 매출이 평균 8.4%, SSM 매출이 9.2% 감소했다.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영세 골목슈퍼 피해까지 고려하면 실질적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단순한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플랫폼 내 상품 노출 구조에서도 대기업 계열 브랜드가 우선 노출돼, 지역 소상공인 매장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차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4조 4천억 원에서 2030년 5조9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국 단위 상권 영향 분석이나 중소유통 실태조사는 아직 정부 차원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오 의원은 “대기업과 플랫폼이 유통망, PB(자체 브랜드) 상품, 노출 알고리즘까지 장악하며 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전국 단위 퀵커머스 실태조사와 상권 영향 분석을 즉시 시행하고, 상생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희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퀵커머스 플랫폼은 △배달의민족 B마트(78곳) △쿠팡이츠(35곳) △SSG 바로퀵(25곳) △GS리테일 ‘우리동네 GS’ 등으로, 대부분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 상생’과 ‘플랫폼 공정화’를 강조하면서도 퀵커머스 실태조사를 착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중심의 물류 경쟁이 지역 상권의 생태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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