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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강성 보수’ 노선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도 확장형 인물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동시에 정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두 사람의 행보가 겹치며 ‘재보선 한동훈’과 ‘경기지사 유승민’ 카드가 야권의 복귀 시그널로 떠오르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 해석은 다르다. 발언의 초점이 ‘지자체장 불출마’에 국한되면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결국 한동훈은 다시 국회로 들어올 인물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수도권 민심 이탈이 뚜렷한 상황에서 당의 중도 이미지를 회복할 적임자가 한 전 대표라는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한 전 대표는 경기 남부권에서 ‘민심경청 투어’를 이어가며 사실상 재보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는 화성·성남·군포·평택 등 규제 지역을 돌며 신혼부부 주거난, 부동산 시장 불안, 산업정책을 직접 청취하고 있다. 한 친한(親韓)계 의원은 “정치 재개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투어 자체가 정치 복귀의 예고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전 대표의 이름은 서울시장과 인천계양 재보선 후보군에 동시에 오르고 있다. 인천계양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출발지로 여야 상징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야권 일각에서는 “한동훈이 계양을에 나간다면 야권의 상징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중도보수층을 향한 ‘강연 정치’로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다음 달 4일 인제대에서 ‘나는 정치를 왜 하는가’를 주제로 특강을 열며 정치 행보를 재개한다. 지난해 대선 경선 불참 이후 사실상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그가 5개월 만에 공식 무대에 다시 서는 셈이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미 선두권에 올랐다. 인천일보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적임자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20.9%로 1위를 기록했고, 한동훈 전 대표가 12.1%로 뒤를 이었다. 해당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87.8%)와 유선전화 RDD(12.2%)를 통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중도층 확장과 청년세대 흡수를 위한 야권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유 전 의원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앞세워 중도보수의 대표주자로, 한 전 대표는 ‘공정과 정의’를 내세운 대중적 정치 신인으로 각각 평가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둘이 동시에 전면에 나설 경우 야권의 세대·이념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두 사람의 등판을 둘러싼 최종 변수는 장 대표의 공천 전략이다. 장 대표는 출범 이후 ‘당성’과 ‘단일대오’를 거듭 강조하며 ‘찬탄파(탄핵 찬성파)’ 인사들과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는 유승민·이준석·한동훈 등 비주류 인사들을 향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수도권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갈 경우 장 대표가 중도 확장형 인물을 다시 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여권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추미애·염태영·조정식 의원 등이 거론되며 경기지사 선거를 ‘정권심판의 전초전’으로 준비 중이다. 이에 야권이 내세울 수 있는 현실적 카드가 유 전 의원이라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는 ‘경기지사, 수도권 재보선’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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