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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드라이브와 맞물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미국 FDA는 29일(현지시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바이오시밀러 허가 과정에서 임상적 효능 비교 시험의 필요성을 재정의했다.
이번 개정 초안은 분석기술의 발전과 누적된 규제 경험을 반영해 임상시험 중심 평가에서 과학적 데이터 기반 평가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임상 3상을 생략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5년 판을 대체하며 “모든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임상시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공식화했다. FDA는 비교 분석 평가와 약동학 및 면역원성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추가적인 임상 효능시험이 불필요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즉 바이오시밀러가 기존 오리지널 약과 충분히 유사하고 품질과 효과 사이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경우 대규모 임상 시험을 생략하는 ‘심사 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의 임상 3상은 민감도도 낮고 과도한 비용과 시간을 유발해 불필요했다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 보다 정교한 분석 시험을 통해 생물학적 유사성을 입증하면 된다. 이로써 평균 2400만 달러(약 330억 원) 1~3년이 걸리던 개발 기간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FDA는 이번 개정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허들을 낮추고 시장 경쟁을 유도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FDA 국장 마티 마커리는 “암,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치료 비용이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부담되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간소화는 의료비 절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FDA의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와도 맞물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최혜국 대우(FNM) 협상을 관철시켰고 연장선에서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정책도 추진 중이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FDA의 이번 개혁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라며 “미국인을 위한 더 낮은 약가,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FDA의 새 지침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같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절호의 기회다.
두 기업 모두 유럽에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했으며 미국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셀트리온은 인터체인저블 등급 확보를 위해 임상 자료를 제출 중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면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시장 진입 시기도 앞당겨진다. 특히 미국은 전체 처방의 5%만 생물학적 의약품이지만 전체 의약품 지출의 51%를 차지하는 바이오시밀러의 확산 여지가 매우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중심 경쟁에서 데이터 분석 중심으로 경쟁이 전환된 건 좋은 신호탄이다”고 평가하면서도 “임상시험을 줄인다고 해서 장벽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분석 정확도와 데이터 신뢰도가 새로운 규제 기준이 생긴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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