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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의회가 해외출장 항공비용을 부풀려 예산을 축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일본·대만·베트남 출장에서 공식 일정 외에 비공식 일정이 포함됐다는 의원과 여행사 직원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예산 관광’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감사원 감사, 구의원 징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MBC 보도에 따르면 강서구의회는 지난 2023년 프랑스·스위스와 2024년 독일·오스트리아, 일본·대만·베트남 3건의 해외출장 과정에서 항공료를 두 배가량 부풀려 4000만 원의 예산을 과다 청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출장을 담당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상비로 모두 사용된 것이며 차액이 다른 곳에 쓰이거나 부풀려진 것은 아니다”라며 예산 유용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MBC 취재 결과 강서구의회가 매번 출장 의뢰를 맡긴 여행사나 단체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의원들의 추천을 받았거나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곳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들은 비용 부풀리기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강서구의회 A 의원은 “지역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 운영하는 여행사였다”며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소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강서구의회 측에 입장을 문의하자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담당자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대만·베트남 출장에서는 공식 일정 외 비공식 관광 일정이 포함됐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강서구의회 B 의원은 여행사 직원과의 대화에서 “공식 일정에는 이런 건 다 빼도 된다. ‘관광 갔다 왔다’는 말이 제일 무섭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들에게 배포된 비공식 일정표를 MBC가 확인한 결과 강서구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출장 결과보고서와 내용이 달랐다. 보고서에는 닷새 동안 매일 한 곳씩 공식 방문을 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실제 비공식 일정표에는 방문 일정을 사흘로 몰아두고 나머지 일정에는 일본 만좌모·대만 화사지 야시장·국립고궁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가 포함돼 있었다.
공식 방문 활동도 형식적이었다. 대만 천문과학교육관을 방문한 사진에는 건물 외관만 찍혀 있었고 해당 기관에는 강서구의회 방문이나 면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출장 단장을 맡았던 의원은 “기관 섭외가 되지 않아 단순 투어라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생각이 짧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공식 일정표는 현지에서 일정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외출장 행태는 강서구의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서대문구·영등포구·동대문구의회도 해외출장 비용 부풀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대문구의회 측은 스카이데일리에 “현재 수사는 주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구의원들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의회와 동대문구의회 측은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실시한 각 지방의회 해외출장 실태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전국 157개 의회에서 총 405건, 18억8000만 원 규모의 예산이 부풀려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권익위는 해외출장 예산을 부풀린 각 의회와 관계자들을 형법상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실제 형사 처벌은 여행사 관계자와 의회 실무 공무원에게만 이뤄졌으며 항공비 부풀리기 혐의로 입건된 의원은 아직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수사가 의원들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외출장 예산 과다 청구가 의도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수사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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