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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의 재판을 정지시키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의 철회 발표에 대해 “그 법안은 불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용산 브리핑에서 “(재판중지법 관련) 입장이 바뀐 바 없다”며 “해당 법안이 불필요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철회 결정에 개입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 부분도 달라진 게 없다”며 언급을 아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정청래 대표와 지도부가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국정안정법’으로 불리는 재판중지법 추진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관세 협상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 성과, 대국민 보고 등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모였다”며 “대통령실과도 사전에 조율을 거친 사안”이라고 밝혔다.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별도 간담회를 통해 관련 논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최근까지 ‘재판중지법’을 통해 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것은 헌정 질서상 부적절하다는 논리를 폈지만, 여론의 반발과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시키고 외교·경제 성과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굳이 정쟁 이슈를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이 확산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한·중,한·일 연쇄 회담이 이어지며 ‘실용 외교’ 성과를 강조한 직후인 만큼 정쟁 이슈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철회’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경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여야 협의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정당인데, 그런 말을 누가 믿겠느냐”며 “대통령이든 정청래 대표든 책임 있는 인물이 이재명 대통령 재임 기간에 재판중지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또 “개딸(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층)들과 협의했느냐, 김어준 씨와는 상의했느냐”며 “민주당이 내부 지지층의 눈치보다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에 협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철회 결정을 “여론 악화를 의식한 정치적 후퇴”로 규정하면서도, “언제든 다시 추진할 수 있다”며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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