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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미국·일본 3국 외교장관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9일 저녁 경주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대북 공조 유지 의지를 재확인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를 계기로 열린 ‘풀 어사이드(pull aside)’ 형식의 약식 회동이었다.
조현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이자, 일본 내각 개편 이후 모테기 외무대신이 참석한 첫 회의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의 창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시에 초국가적 도전과 역내 공급망 불안정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3국 협력 구조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과 모테기 대신은 “한미일 3국이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으로서 협력해야 한다”며 “대북 억지력과 외교적 해법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공동 대응을 강화하자”고 화답했다.
외교부는 “3국 장관들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면서 긴밀한 대북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평화·안정 노력을 이어가고, 다자회의 등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수시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모테기 외무상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한 다자외교 무대다. 조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별도의 양자회담도 갖고, 최근 경색과 회복을 오가던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 방향과 실질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장관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일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한반도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자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일본 측의 협력 의지를 공유했다.
루비오, 트럼프 방한 일정 참석…APEC 기간 협력 모멘텀
“3국 공조, 북핵·공급망·초국가 위협 대응 핵심축 될 것”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수행하며 회의 일정이 일부 지연됐다 루비오 장관은 “APEC 정상회의 주간에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열게 돼 뜻깊다”며 “3국이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 안정과 경제적 연계성 강화를 이끌자”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2일 뉴욕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때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의 재개이며,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맞물려 한미일 협력 모멘텀을 이어가는 상징적 자리로 평가된다.
조현 장관은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는 단순한 외교적 형식이 아니라, 한반도 문제와 글로벌 공급망, 초국가범죄 등 복합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실질 협력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세 장관은 향후에도 다자외교 무대에서 정례적 소통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며, 다음 회의는 내년 상반기 중 도쿄 또는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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