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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를 떠난다고 하면 흔히 스페인 산티아고를 떠올린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에도 1200km에 이르는 순례의 길이 있다.
원대한 작가의 ‘엄마는 시코쿠’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보지 않은 시코쿠 순례길을 소개한다.
혼슈, 홋카이도, 규슈에 이어 일본에서 네 번째 큰 섬 시코쿠에는 ‘오헨로(お遍路)’라 불리는 불교 순례길이 있다. 88개의 절을 따라가며 일본 불교의 초석을 다진 코보 대사의 숨결을 느끼는 여정이다.
시코쿠 순례가 문헌에 처음 나타나는 것은 12세기 무렵이나 지금과 같은 순례의 형태가 확립된 것은 16세기 말부터 17세기로 추정된다.
시코쿠는 도쿠시마, 고치, 에히메, 카가와의 네 개 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옛사람들은 네 현을 도쿠시마부터 시계 방향으로 걸으며 △발심(發心,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 △수행(修行,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닦는 행위) △보리(菩提, 번뇌를 벗어나 진리를 깨닫는 경지 곧 깨달음) △열반(涅槃, 모든 번뇌의 불이 꺼진 상태) △도장(道場, 수행하여 도를 이루는 장소)으로 요약되는 깨달음의 여정을 밟아 나갔다.
사람들이 이 길을 찾는 이유는 꼭 신앙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이는 수행자의 발걸음을 흉내 내고, 누군가는 자연 속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찾으려 한다. 걷는 이유가 무엇이든, 긴 길을 하염없이 걸어 그 끝에서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은 시코쿠 불교 순례의 기원부터 코보 대사 이야기, 순례 복장과 순례 방법, 숙소 등 순례자를 위한 다양한 팁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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