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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서비스(선불식 할부계약)와 전자기기 등 결합상품(할부 매매계약)을 묶어서 판매하는 ‘상조 결합상품’을 가입했다가 환급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 등을 선호하는 20·30 청년층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소비자의 90%가 결합상품을 사은품으로 설명받는 등 불완전판매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3일 상조 결합상품 27개를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상품 중 96.3%에 달하는 26개 상품이 만기 시 결합상품 구매대금까지 100% 환급해 준다고 약정하고 있으나 조사 대상 업체 23곳 중 65.2%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만기 시 100% 환급’이라는 말에 혹해 상조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불안한 구조의 상조 결합상품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 결합상품 관련 피해 사례 162건 가운데 20대가 37.1%, 30대가 23.9%를 차지했다. 피해 유형은 계약 해지 시 위약금 과다 청구나 결합상품 대금 독촉 등 ‘대금 분쟁’이 58%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결합상품 품목 중 노트북(31%),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청년층 선호도가 높은 전자기기가 다수를 차지했다.
상조 결합상품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에게 불완전판매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비자 500명 중 90%는 상조 서비스와 결합상품이 별개의 계약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50.5%는 이를 하나의 계약으로 인식했고 39.5%는 결합상품을 ‘사은품’으로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계약 체결 이후 결합상품의 개봉을 이유로 상조 서비스 청약철회를 거부당하거나 실제로는 유상인 상품을 무상 제공인 줄 알고 가입했다 손해를 본 사례도 속출했다.
실제로 ‘사은품’이라고 안내받은 공기청정기 대금이 계속 청구되고 있었던 사례, 노트북 가격이 시중가보다 3배 이상 부풀려져 계약된 사례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울러 상조 업체가 폐업한 이후에도 대금을 계속 납입하고 있었던 경우처럼 업체의 영업 및 재무 상태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는 상조 상품 계약구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사대상 27개 상품 중 절반 이상은 납입 기간이 15년을 초과했으며 초기 60회 납입금 중 상조 서비스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인 상품도 절반 가까이 됐다. 초기에 납입한 대부분의 돈이 전자제품 대금으로 배분되며 정작 상조 서비스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만기환급 약정을 자제하고 계약 조건을 명확히 안내하며 모집인 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계약 체결 전 상조 서비스와 결합상품이 별개의 계약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환급 기준과 납입 구조를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24조(소비자의 쳥약과 철회)’도 소비자가 선불식 할부계약을 체결할 경우 계약일로부터 14일 이내 청약을 철회할 수 있으며 계약 해제 시에도 일정 기준에 따라 환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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