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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해외 명품 브랜드에는 특혜 수준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정작 국내 브랜드에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불공정한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 매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백화점이 ‘을의 자세’로 해외 브랜드를 모시고, 국내 업체에는 ‘갑질’을 일삼는 구조적 모순이 지적된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3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해외 고가 브랜드의 평균 실질수수료율은 15.07%로 집계됐다. 백화점별로는 △신세계 14.88% △현대 15.02% △롯데 15.32% 수준이었다.
반면 국내 잡화 브랜드의 평균 수수료율은 23.91%로, 해외 브랜드보다 평균 8.84%p 높았다. 국내 브랜드가 명품보다 약 1.6배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수수료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신세계백화점으로 9.34%p 차이를 보였고, 롯데(8.94%p), 현대(8.24%p)가 뒤를 이었다.
같은 매장 안에서도 외국 브랜드는 저율의 수수료를 내며 ‘갑’ 대접을 받고, 국산 브랜드는 높은 수수료와 판매 조건을 감당해야 하는 ‘을’로 전락한 셈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명품 매출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총 매출액은 31조5159억 원으로, 이 중 외국 명품 브랜드 매출은 9조1332억 원으로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백화점별로는 신세계 4조5434억 원, 현대 2조5309억 원, 롯데 2조589억 원에 달했다. 2023년 기준 명품 매출은 8조3627억 원으로 전년보다 7660억 원(약 10%) 늘었다.
명품 매출이 급증할수록 수수료율은 낮아지고, 반대로 국내 브랜드에는 고율의 부담이 고착화되는 ‘역차별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백화점 3사가 외국 명품 브랜드의 수수료율을 단 1%p만 높여도 연간 931억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결국 국내 브랜드에서 과도하게 거둔 수수료가 명품 브랜드의 낮은 수수료를 메우는 구조”라며 “백화점이 글로벌 브랜드에는 을의 자세로 임하면서, 국내 업체에는 갑질을 일삼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명품 매출 의존도가 커질수록 국내 브랜드가 밀려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균형한 수수료 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중소 브랜드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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