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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응급의료 요청을 거부해 응급실 뺑뺑이를 돌던 4세 아이가 숨진 가운데 법원은 진료기록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대학병원 의사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9단독 김언지 판사는 27일 의료진 5명 중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 다만 진료기록 미작성 등 의료법 위반과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김 군은 결국 20㎞ 떨어진 다른 병원까지 가서 투병하다가 다섯 달 만에 사망했다.
김군은 2019년 10월 상급종합병원인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편도절제술을 받았다. 편도선 제거 수술 마취회복 과정에서 출혈이 발견돼 재마취 후 진료기록을 미기재하기도 했다. 수술 과정에서 이미 출혈이 있었기에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보호자에게 설명의무도 지키지 않고 퇴원 조치됐다.
퇴원 후 상황이 악화, 2019년 새벽 10월 새벽 의식이 없던 김 군은 119구급대원들의 도움으로가장 가까운 병원이자 당시 수술받은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동했으나 A씨는 이미 심폐소생 중인 응급환자가 있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사실상 치료를 거부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당시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에는 김 군의 치료를 기피할 만큼 위중한 환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김 군을 태운 구급차는 20㎞가량 떨어진 부산의 다른 병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고 김 군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연명 치료를 받다가 이듬해 3월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잘못은 있었으나 사망 결과가 이들의 과실로 직접 초래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지만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집도의와 당직 대타 의사, 응급환자 거부 의사는 의료법 위반으로 각각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의사 업무 관리를 소홀히 한 부산대병원 측에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김 군의 어머니는 “판사님이 진료기록 조작과 응급환자 수용 거부에 대해 의료법과 응급의료법 위반이라며 유죄판결을 했고 업무상 과실도 있다고 인정했다”며 “그런데 아들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한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검사가 황소할 거라고 믿고 항소심에서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법대로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우리나라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 유족이 형사고소를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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