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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을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에 포함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이는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이동을 외환 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첫 입법 절차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환거래법 제3조 1항 ‘지급수단’ 정의에 스테이블코인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 지급수단에는 지폐, 주화, 은행권 등이 포함돼 있으며 가상자산은 제외돼 있다. 개정안은 법정통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외환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지급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법적 근거가 없어 외국환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불법 외환거래 및 자금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 대상에 포함함으로써 법적 공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 의견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신고 절차 없이 국경 간 자본 거래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유통되고 있어 외환 규제 회피 우려가 존재한다”며 “법률 개정을 통한 관리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자금 이동에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는 기존 외환 규제망을 우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자금 이동 경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도 법안의 취지에 동의했다. 기재부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불법 외환거래 방지 취지에 공감한다”며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이 규율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통화 당국이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통화와 1대1로 가치를 연동해 실시간 자금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자금 흐름 추적이 어렵다. 이로 인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며 외환 규제를 회피하는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법안이 통과되면 스테이블코인은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으로 인정돼 신고 및 심사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해외 송금과 자본 이동을 기존 외환거래와 동일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거래소와 발행자에 대한 감독 근거도 마련된다.
이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안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야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무신고 자금 이동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공감하고 있으며 규제 방식과 집행 절차가 향후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은 외환 관리 체계와 가상자산 제도의 경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가상자산을 통한 해외 자금 이동도 외환 규제 체계 내에서 관리된다. 금융당국은 법률 개정 이후 세부 시행령과 감독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가상자산이 외환 관리 제도에 직접 포함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환 규제 구조와 자금 이동 통제 체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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