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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전 부품 재고가 3조2233억 원에 이르는 반면,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Q등급 부품에서 단종(생산 중단)·결품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오세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은 한수원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핵심은 비어 있고 비핵심은 넘치는 총체적 관리 실패”라고 비판했다.
한수원의 전체 부품 재고는 2019년 1조 8,047억 원에서 2025년 8월 3조 2,233억 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매년 2천억 원 이상 늘었고, 보유 기간 10년 이상 장기 재고만 3,997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발주 대비 실제 사용률은 △2020년 58.9% △2021년 70.1% △2022년 79.9% △2023년 76.4% △2024년 66.3% △2025년(8월) 59.7%로, 평균 68% 수준에 그쳤다. 불요불급한 발주가 누적되며 창고가 비대해졌다는 지적이다.
원전 안전 핵심인 Q등급 부품 재고는 1조 7,099억 원(2025년 8월 기준) 규모지만, 단종 288종, 재고 ‘0’ 결품 34종이 확인됐다. 원전 운영의 필수 부품에서 공급망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발전소별 Q등급 재고는 2025년 8월 기준 금액으로 △한울 4782억 △한빛 4438억 △고리 3289억 △월성 2999억 △새울 1591억 원. 수량·품목이 늘었는데도 단종·결품이 병존해, 단종 전 사전 대체·표준화 계획과 수요예측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품질보증 서류 미비로 발행하는 자료보완요구서(DDN)는 최근 5년간 1842건. 이 중 미결 203건, 미결 금액 837억 원이 여전히 처리되지 않았다. 항목별로는 △품질 서류 위변조 검증(CFSI) 관련 382억(최대) △기타 서류 오류 150억 △기기검증·재료규격·시험요건 부적합 등 문제가 이어졌다. 오 의원실은 “대부분 해외 공급사에서 발생한 사안이 많아 국제 품질검증 체계가 느슨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한수원이 수요예측 실패로 불필요한 자재를 과잉 발주하면서, 정작 원전 안전 핵심(Q등급) 부품은 단종·결품 상태에 놓인 것은 명백한 관리 실패”라며 “Q등급 부품 단종·결품 관리와 품질보증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핵심 부품 공급 안정화 및 수요예측 시스템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 낭비와 안전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를 더 미루면 국민 신뢰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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