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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김천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2회 김밥축제’는 전국에서 약 15만 명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김밥축제를 즐기기보다 줄서는 기다림이 더 길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해 축제도 교통체증·셔틀버스 지연·김밥 품절·긴 줄 대기시간 등 운영상의 미숙함이 반복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축제의 문제는 단순한 ‘준비 부족’이 아니라 운영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김천시는 지난해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올해 역시 교통 혼잡과 김밥 공급 문제로 같은 지적을 받았다. 부족함의 문제는 ‘흥행’이 아니라 ‘관리’였다.
셔틀버스 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지만 편도 1·2차선 도로 사정과 셔틀버스 이용자 대비 배차간격·운행 지연으로 1시간 이상 서서 기다린 방문객이 많았다. 실시간 교통 현황을 홈페이지에서 중계했지만 현장 통제와 인력 분산 대응이 뒷받침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김밥 판매 부스 역시 조달 지연과 조기 품절로 운영 혼선이 컸다. 지역상권을 살리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취지는 좋았지만 ‘판매 전략’과 ‘운영 매뉴얼’의 부재가 축제의 완성도를 떨어뜨려 올해도 “김밥 못 먹고 온 김밥축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올해 축제를 관람하면서 김천시로부터 얻은 세 가지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교통은 ‘이벤트’가 아닌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 셔틀버스 탑승거점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행사장 접근 도로를 한시적으로 통제하거나 임시 주차장을 구간별로 나누고 셔틀버스 배차간격을 줄이는 등 교통 분산형 운영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다음 축제는 교통 체증이 야기되지 않는 장소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축제의 성공은 접근성보다 교통흐름의 안정성이 좌우한다는 점을 시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둘째, 김밥공급은 ‘지역협력형 생산체계’로 바꿔야 한다. 김밥 제조를 판매 부스에만 의존하기보다 전국 규모의 축제에 맞게 지역 식당·학교·단체와 연계한 공동 조달 시스템을 마련하면 품절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셋째, 축제는 ‘체험형 콘텐츠’로 완성된다. 김밥축제는 단순히 김밥을 사 먹는 구조가 아닌, 체류형 콘텐츠와 접목한 장기적 축제 모델로 발전시키려면 방문객이 직접 김밥을 만들어보거나 지역 농산물로 나만의 김밥을 만드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이런 경험형 콘텐츠는 기다림조차 즐거운 추억으로 바꿀 수 있다. 축제의 본질은 함께 즐기고 머무는 경험이다. 김천 김밥축제는 전국적인 관심 속에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운영의 품격’을 높여야 할 때다.
내년 3회 축제에서는 “김밥을 기다리며 웃을 수 있는 축제” “교통이 막혀도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축제” “접근성보다 쾌적함을 선택한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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