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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를 맞아 주택연금이라는 대안이 필요하며 보험회사가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기간에 걸쳐 돈을 지급하는 ‘보험’의 특성과 ‘주택연금’의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보험회사가 주택연금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의 강성호 선임연구위원·김혜란 연구원은 26일 발표한 KIRI 리포트 포커스 ‘보험회사의 주택연금시장 참여 가능성’에서 주택연금시장에 보험사가 적극 참여해 고령층의 노후소득보장 한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주택연금은 일부 금융기관에서 민간 주택연금(역모기지)이나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공적 주택연금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가입률은 미미하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주택연금 가입률은 2.5%로 집계됐고 민간 역모기지를 취급한 국민·신한·하나은행의 최근 3년 합산 취급 건수는 12건에 그쳤으며 올해 5월 기준 대출잔액은 144억 원으로 파악됐다.
보험연구원은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으로 수요 인센티브와 공급 규제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방식의 접근을 강조했다. 세제·사회보험료를 개선하고 정확한 연금액 산정 체계를 정비해 가입 유인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며 IFRS 9·17과 지급여력(K-ICS,킥스)의 정합성 확보가 병행될 때, 보험회사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상품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상품 국제회계 기준인 IFRS 9에 더해 보험산업에 적용되는 IFRS 17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킥스 체계에서 주택연금 특성을 반영한 위험계수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국식 매칭 조정과 유사한 장기부채·자산 현금흐름 매칭의 감독상 인정, 공적 보증의 독점 완화와 보험사 보증 참여 허용이 민간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주택연금의 비활성화 원인을 수요 요인과 공급 요인으로 구분했다. 수요 측에서는 건강보험료·기초연금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란 우려와 상속 선호 경향, 집값 상승이 연금액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인식, 민간 상품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적용 등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
공급 측면에서는 시장 규모가 영세하다는 점, 주택가격 하락 시 담보가치가 훼손되고 장기간 고정 지급에 따른 유동성 부담, 신탁 중심 구조의 절차·관리 비용, 장수·가격변동 리스크를 반영할 데이터 부족을 제약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은행권 민간 상품이 종신형이 아닌 ‘최장 30년 만기 대출’ 구조여서 공적 주택연금 대비 주거 안정성이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외는 어떨까. 영국은 금융당국이 큰 틀의 규칙을 정하고 업계가 세부 표준을 만들어 지키는 구조이며, 55세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두 가지로 단순화된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집은 계속 사는 방식인 ‘라이프타임 모기지’와 집 지분을 일부 팔고 그 대가로 현금을 받는 방식인 ‘홈 리버전’이다. 영국 모델은 대출을 받아도 나중에 집값이 내려가 상환액이 모자라면 추가로 청구하지 못하게 한 장치(NNEG)를 의무화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했다.
또 유럽의 자본규제(SolvencyⅡ)는 이러한 장기 현금흐름을 가진 자산을 ‘매칭 조정’ 대상으로 인정해 위험을 잘 관리하면 준비금과 자본을 과도하게 쌓지 않도록 한다. 다만 가치가 과대평가되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절차(EVT)로 안전장치를 둔다.
호주는 민간 회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정부가 운영하는 역모기지 제도(HEAS)가 빈틈을 보완한다. 보험회사는 직접 돈을 빌려주기보다 대출에 대한 보증인 모기지보험이나 집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간접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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