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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보유 주택 다섯 채 중 한 채꼴로 서울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다주택자 비율도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정책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사용 목적 외 부동산의 매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22대 국회의원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현직 국회의원 299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보유 현황 임대 실태 시세 대비 신고액 차이 등을 전수 분석한 것이다.
경실련은 “고위공직자의 실사용 목적 외 부동산 매각 원칙을 입법화해야 한다”며 “서민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신고 재산은 42억8547만 원, 이 중 부동산 재산은 19억5289만 원으로 전체의 45.6%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기준 국민 평균 부동산 자산(4억1752만 원)의 4.68배에 해당한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의원의 평균 재산이 69억 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28억9000만 원)의 약 2.3배 수준이었다. 부동산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 의원은 평균 29억8000만 원, 민주당 의원은 14억1000만 원을 보유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의원의 평균 부동산 자산은 각각 8억1000만 원, 10억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10명의 의원은 평균 165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는 박정(더불어민주당) 박덕흠·김은혜·서명옥·백종헌·정점식·김기현·고동진(이상 국민의힘) 의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박정 의원은 378억 원 규모의 상업용 빌딩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99명 의원 중 유주택자는 234명(78.3%)이었으며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61명(20.4%)이었다. 무주택자는 65명(21.7%)에 불과했다. 정당별 다주택 비율은 민주당 15.1% ,국민의힘 32.7%로 국민의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의원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등록된 주택은 총 299채로 이 중 서울 소재가 134채(44.8%)였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용산에만 61채가 집중됐다. 비강남권은 73채 수도권 외 지방은 99채였다.
주택 보유 가액이 높은 의원으로는 고동진·박성훈·박덕흠·서명옥·권영세·정점식·나경원·주호영·안상훈 의원 등이 꼽혔다. 본인 및 배우자 명의 주택 신고가액 상위 10명의 평균은 46억 원이었다.
전·월세 임대를 준 의원도 적지 않았다. 전체 299명 중 95명(31.8%)이 임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이 중 주택 임대가 59명, 상가 등 비주택 임대가 48명이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46명(27.8%), 국민의힘 44명(41.1%)이 전·월세 임대를 하고 있다.
“공직자는 부동산 이해당사자… 제도개혁 시급”
서울 지역 내 주택 보유 의원 128명 가운데 34명(26.6%)은 해당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고 있었고 강남3구와 용산에 보유 의원 61명 중 17명(27.9%)이 임대 중이었다.
임대 의원 명단에는 민주당의 김병기·민홍철·박균택·안도걸·이언주·전현희·정준호·최기상 의원이고 국민의힘은 곽규택·서일준·송언석·진종오 의원 등이 포함됐다.
가장 고가 아파트는 박덕흠 의원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시세 109억 원)로 신고액과 시세 차이가 52억 원에 달했다. 이어 이헌승 의원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71억5000만 원) 안상훈 의원의 압구정 현대(80억 원), 서명옥 의원의 압구정 한양(73억 원), 정점식 의원의 반포자이(68억 원), 강유정 전 의원의 아크로리버파크(62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의원들이 시세 상승이 큰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부동산의 가치는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의원 평균 부동산 자산이 국민의 4.68배에 달하고 다주택자 비율이 20%를 넘는 현실은 심각한 구조적 불평등”이라고 비판하며 “공직자가 부동산 시장의 이해당사자로 남아 있는 한 정책의 공정성과 진정성은 확보될 수 없다”며 고위공직자의 실사용 목적 외 토지·건물 보유 및 매매 금지를 입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이재명 대통령 역시 경기도지사 시절과 대선 후보 당시 해당 제도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그 약속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6·27 대출규제 강화 대책, 9·7 부양책, 10·15 규제지역 확대 등 최근 세 차례 대책이 “정책 일관성과 실효성을 잃어 시장 불신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집값 거품 제거와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구조개혁 없이는 주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다”며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과 분양원가 공개 확대를 통한 분양제도 정상화 △공공택지 민간매각 금지 및 평당 500만 원대 공공임대주택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공기관의 투기성 사업 차단과 국민연금 등 공적 기관을 통한 공공매입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경실련은 “지금의 고위공직자 부동산 구조는 ‘내로남불’을 넘어선 제도적 모순”이라며 “부동산이 권력과 불평등의 상징이 되지 않도록 실질적 입법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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