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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내년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 백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공공주택 공급과 부동산 안정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이 즉각 반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총 지출을 728조 원으로 제시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국채 남발형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예산을 편성했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금성 지원으로 민심을 달래려 한다. 미래세대에 빚폭탄을 안기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권 출범 직후에도 10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 추경을 편성했지만 그 결과는 내수 진작이 아니라 부동산 폭등과 서민 부담 증가였다”며 “인공지능(AI)이든 확장재정이든 그 본질은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도덕적 선긋기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전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 회의에서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에 대한 중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 조 구청장은 올해 초 부부 공동명의로 사상구 괘법1구역의 주택을 매입했는데 불과 3개월 뒤인 5월 해당 지역이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사전 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졌다.
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돈 문제에서 단 한 점의 의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조 구청장이 투기 목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손이 깨끗해야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며 “민주당 최민희 의원 등의 금전 문제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우리 내부가 더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당 기강 확립 선언’이자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하기 위한 윤리적 선결조치로 해석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지금 민심은 이념이 아니라 집값·대출·전세·세금에서 움직인다”며 “부동산은 가장 뜨겁고 가장 위험한 민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청년·무주택자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하며 “현금 3억 원이 있어야 5억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이게 정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조정하여 규제지역 LTV 40%, 2년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정책이다. 장 대표는 “결국 현금 부자만 살아남는 불평등 구조”라며 “정부는 집값 안정보다 서민 좌절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부부의 부동산 거래 논란을 연일 정조준하고 있다. 배우자가 2009년 경매로 매입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 도로 부지(당시 낙찰가 9200만 원)의 시세가 현재 약 24억 원으로 30배 이상 상승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이를 “공직자 탐욕의 상징”으로 몰았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이 원장은 금감원장이 아니라 부동산 ‘떴다방’을 해야 할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상가·토지·도로 등 경매로 취득한 자산 대부분이 재개발 가능 지역에 몰려 있다”며 “이건 일반 투자가 아니라 내부 정보형 투기”라고 주장했다. 최은석 원내대변인도 “금융감독 수장이 서민의 내 집 마련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의 부를 불리는 데는 귀신이었다”며 “국민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가세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투리 도로를 사들인 이찬진·조현 외교부 장관 끼리끼리 논다”며 “감독기관 수장이 공직윤리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부동산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찬진 원장 배우자는 2009년 8월 서울 관악구의 자투리 도로 부지를 경매로 9200만 원에 낙찰받았는데 현재 시세는 24억 원을 넘는다”면서 “이게 바로 공직자 특유의 정보력과 권력 네트워크가 결합된 투기형 투자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또 “이 원장뿐 아니라 조 장관 역시 유사한 형태의 부동산 매입으로 논란이 제기됐다”며 “서민에게는 대출규제를, 자신들에게는 정보와 기회를 적용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족이 공동거주하는 아파트 한 채를 처분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매물 호가를 실거래가보다 4억 원 높게 내놨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판이 커졌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감사장에서 “10·15 대책 발표 직후 자신의 아파트를 4억 원 올려 내놓은 공직자는 이찬진이 유일하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의 규제지역 지정을 위해 9월 통계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6~8월 대신 7~9월 자료를 적용하면 서울·경기 10개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효과를 극대화하려 통계를 조작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9월 통계가 확정되지 않아 6~8월 자료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으나 김 의원은 “주택법은 ‘가장 최근의 통계’를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국민의 재산권을 제약하면서 시점을 임의로 바꾼 건 위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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