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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13일부터 가동되며 내년 세제 개편안 논의가 본격화된다. 세액공제와 감면, 비과세 조항이 주요 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선거를 앞둔 조세 지출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세소위는 기재위 전체 회의 상정을 앞두고 세법 개정안을 사전 심사한다. 조세소위는 사실상 세제 조정의 1차 결정 단계로 논의 결과가 그대로 법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조세 지출은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거나 면제해 세 부담을 줄이는 제도로 예산 지출과 같은 재정 효과를 낸다. 소득공제·세액공제·우대세율이 대표적이다. 직접 예산을 쓰지 않지만 재정 여력에는 동일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지난 8월 세제 개편안을 통해 일부 조세 지출을 축소할 방침을 밝혔다. 상호금융 예탁금·출자금 비과세 혜택 합리화와 외국인 관광객 대상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 종료가 포함됐다. 고소득 준조합원에 저율분리과세를 적용해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수협 등은 예탁금 이탈을 우려하며 비과세 유지 필요성을 주장하고 의료계는 외국인 환자 감소를 이유로 환급 연장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감면 조항이 일부 복원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세 지출이 확대되면 재정 부담은 커진다. 기재부 ‘2026년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 감면액은 80조5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4조 원 증가했다. 조세 지출이 80조 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다.
장기적 재정 압박도 지적된다. 나라살림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조세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6.4%로 같은 기간 국세 수입 증가율 5.0%를 상회했다. 세금 감면이 세수 증가보다 빠르게 확대된 것이다.
소득 계층별 편차도 크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위 20개 조세 지출 항목 중 개인에게 귀속된 11개 항목(31조2000억 원 규모)에서 연소득 6000만 원 초과 계층이 전체 감면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내년 중·저소득층 조세지출 비중은 64.9%로 올해보다 줄고 고소득층은 35.1%로 늘어난다.
조세 지출은 예산 확대 없이 즉각적 혜택을 주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활용하기 쉬운 수단이다. 그러나 단기적 효과에 견줘 장기 재정 부담이 크고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조세 지출을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조세 지출은 실질적인 재정 지출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며 “선심성 감면을 자제하고 재정 원칙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세소위 논의는 세법 조정 단계를 넘어 국가 재정 기조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감면 확대가 단기 민심 확보로 이어질지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기준으로 작동할지가 향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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