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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 시장이 뜨겁지만, 한국경제가 탄탄한 것만은 아니다. 내우외환에 처해 있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대표되는 복합위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에 높은 관세까지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경제의 활로를 열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미래를 위한 실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대에 성장 우선 경제정책이 요청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법인세 인하·보조금 지원 같은 인센티브도 필요하지만 고용유연성·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기업을 옥죄는 규제 철폐 등 환경 개선이 요청된다. 자연 국내 고용 창출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의 생산시설을 국내로 이전하는 ‘리쇼어링(reshoring)’도 촉진될 수 있다.
한데 근래 ‘트럼프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자 미국 등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는 국내 제조업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에 신규로 진출한 법인 수는 2437곳으로 전년 동기(1488곳) 대비 63.8% 증가했다. 해외 신규법인 수는 보통 분기마다 600∼700곳이었는데 올 2분기(4∼6월)엔 1745곳이었다. 지난해 2분기(732곳)와 비교하면 138.4% 급증했다.
올 2분기 미국에 신규 설립된 법인 수는 264곳으로 1년 전(149곳)보다 77.2% 늘었다. 미국의 현지 투자 압박과 관세 장벽으로 향후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내로 복귀한 ‘유턴 기업’은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기업들이 한국으로 되돌아오게 해야 한다.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은 1987년 이른바 ‘87체제’가 시작되면서 민주노총이 설립되고 6년간 임금이 연평균 20%씩 인상되면서 당시 고임금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기 시작하자 ‘일자리 공동화’ 현상으로 귀결되고 있다.
미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유턴기업에 대해 법인세 단일세율 적용과 기업 이전 비용 20%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그 결과 2016년 267개에 불과하던 미국의 유턴기업 수가 2017년 624개, 2018년 886개, 2019년 1100개, 2020년 1484개로 급증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칩스법 등을 만들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자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기업의 현지화까지 추진해 2021년 유턴기업수가 1844개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구인난이 발생할 정도다.
유럽연합(EU)은 유럽판 IRA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을 내놓았다. 일본은 세제 혜택을 통해 해마다 600~700곳씩 기업이 돌아온다. 대만도 한 해에 돌아오는 유턴 기업은 연평균 72곳이다. 한국은 2013년 말 유턴기업지원법을 만들며 유턴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10년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을 정도다. 장기 저성장이 고착되기 전에 근본적인 개혁과 성장 동력 확충이 필요한 기로에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기업의 리쇼어링도 촉진하고 투자 증대를 위한 규제 혁파·세금 인하 등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 각종 기득권의 반발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안 되고 있다. 노동개혁은 노조 회계 투명성 추진 등 일정 부분 진전을 보이지만 투자 회복은 요원하다. 정부는 세금을 낮추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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