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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4% 치솟으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활밀착형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체감 물가도 한층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규모 할인 지원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7월 2%대를 유지했으나 8월 1.7%로 둔화했다가 9월 2.1%, 10월 2.4%로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3.1% 올라 전달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채소류 가격은 무(-40.5%), 배추(-34.5%) 등 출하량 증가와 전년 기저효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쌀(+21.3%), 사과(+21.6%) 등 주요 식재료는 급등했다. 축산물에서도 돼지고기(+6.1%), 달걀(+6.9%)이 오름세를 견인했으며 수산물 가격도 고등어(+11.0%) 등 중심으로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2.3% 상승했다. 이 중 가공식품(3.5%)과 석유류(4.8%)가 두드러졌다. 커피(14.7%), 빵(6.6%) 등 식음료 가공제품의 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생활물가 부담을 키웠고,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약세가 겹치며 경유(8.2%), 휘발유(4.5%) 가격도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0.4% 상승에 그쳤지만 전반적인 공공요금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비스 물가는 2.5%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3.4%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고 외식비도 3.0% 올랐다. 특히 숙박, 여행, 보험료 등 여행 및 서비스업 가격 상승이 체감 물가를 높였다. 공공서비스는 1.2%, 집세는 0.8% 상승했다.
근원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는 2.2% 올라 전달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으나 신선식품지수는 0.8% 하락했다. 신선생선·해산물(+6.2%)와 신선과실(+10.8%)은 상승했지만 신선채소(-14.1%) 하락 폭이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가격 변동성이 큰 김장 재료 중심으로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섰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에는 총 500억 원을 투입해 배추·무 등 주요 품목을 최대 40%까지 할인 지원한다.
특히 배추는 계약재배 물량 2800t을 분산 출하하고 정부 비축물량 8500t을 확보해 시장에 선제 공급할 방침이다. 무 역시 계약재배 물량 9000t과 정부 비축 2000t을 활용해 물량 안정화에 나서며 고추·마늘·양파 등 김장 재료 20여 개 품목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다음 달 3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국제유가 하락과 여행 서비스 가격 둔화 등을 종합할 때 연말과 연초에는 물가 상승률이 2% 내외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환율과 유가가 변동성이 큰 만큼 구체적인 물가 경로는 11월 전망에서 추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10월 물가 급등의 배경으로 기상 요인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추석 연휴 전후 여행 수요 증가를 꼽았다. 김 부총재보는 “단기 요인으로 상승 폭이 커졌지만 경기 회복세가 제한적인 만큼 중장기적인 물가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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