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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6세 직원이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걸친 노동환경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사망 사건 이후 지난달 29일 런베뮤 본사와 인천점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이어 4일에는 감독 대상을 운영사인 엘비엠(LBM) 계열사까지 확대, 총 18개 사업장의 근로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감독에서는 장시간 근로, 휴일·휴가 적정 부여, 임금체불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함께 살필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과도한 노동 관행과 부족한 근로인식이 한 개인의 희생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족 측을 대리한 김수현 공인노무사는 “고인은 사망 전 12주 동안 주 평균 60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근로복지공단 기준에서 과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사망 전날에는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15시간 넘게 근무하며 식사도 거른 정황이 SNS 대화를 통해 드러났다.
런베뮤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 또한 비슷하다. 한 직원은 “성수기에는 하루 15시간 넘게 일하고도 식사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주 52시간 초과 근로 경험자 중 절반 가까이(47.7%)가 ‘추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런베뮤의 산재 승인 현황도 주목된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런베뮤 사업장에서 접수된 산업재해 신청은 63건이며 모두 승인됐다. 2022년 1건이던 산재는 2023년 12건, 2024년에는 29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 1~9월에도 21건이 접수된 상태다. 이러한 규모는 최근까지 산업재해 논란이 이어진 SPC삼립의 연간 산재 신청 건수(14건)를 크게 넘었다.
고용부가 2022년 진행한 프랜차이즈 76개 사업장 감독 결과에서도 64%(49곳)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264건이 적발됐다. 328명에 대한 체불임금은 약 1억500만 원에 달했으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례도 37곳이나 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노동환경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이 수차례 지적돼온 셈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런베뮤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유족에게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족은 지난달 22일 산업재해 신청을 했으나, 이달 3일 회사 측의 사과와 화해를 통해 이를 취하하기로 했다. 법무법인 더보상 측은 “양측 간 소통 부재로 생긴 오해가 해소됐고, 회사는 산업재해 보상에 대한 책임과 향후 근로환경 개선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용부의 근로감독은 유족-회사 간 합의와는 무관하게 계속된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이번 감독을 통해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과 탈법적 관행이 ‘경영 혁신’이란 명분으로 정당화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 강도와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 사망 건수는 1059건에 달한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뇌출혈·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무 특성상 단기 성과 중심의 운영이 강해 현장 근로자들이 장시간 근로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업계 전반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엄격한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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