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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부과 데드라인인 8월1일을 앞두고 정부 관계자들이 계속해서 미국에 머물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협약을 체결하며 가이드라인이 형성됐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한국에도 일본 수준의 투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부 주요 인사와 고위급 협의를 연이어 진행하며 한·미 협상 진전에 힘쓰고 있다.
여 본부장은 7월25일 오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대표를 면담했고 25일 오후에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추가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협상에 포함되지 않으리라고 여겨지던 농산물이 협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협상 품목 안에 농산물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22일 체결한 관세 협상에 농산물 개방이 포함됐고 이에 한국도 농산물을 개방할지 관심이 쏠렸으나 쌀과 소고기 등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한국이 개방을 꺼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국 농산물이 협상에 포함되며 일본 협상안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이 먼저 협상을 타결해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생긴 시점에서 다른 것을 제시한다고 해도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조율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의 협상 조건이 일본과 유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추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말하며 노골적으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초 발표한 투자 계획은 4년간 210억 달러 규모다. 만약 일본과 같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려면 현대차 수준의 투자를 하는 기업이 26개는 돼야 한다. 한국 정부가 제시하는 투자 규모 또한 5500억 달러보다는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이 성사시킨 합의가 한국이 대미 수출에 대한 고율 관세 위협을 완화해야 한다는 압력을 키웠다”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한국의 투자 여력이 일본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대미 품목이 비슷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받는다면 직접적인 경쟁력 저하 우려가 있다.
실제로 4월 시행된 자동차 25% 관세를 얻어맞은 현대차·기아는 역대 최대 매출과 판매량을 경신하고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자인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현대차보다 낮은 15%의 관세를 부과받기 때문에 관세가 유지된다면 하반기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 정부는 조선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하는 미국 조선업 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표명했던 분야다.
재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사들과의 합의를 통해 현지 건조·기술 이전·인력 양성 등 구체적인 지원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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