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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신탁사 등 금융투자업자가 사용하는 약관에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다수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관련 조항을 시정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제·개정된 금융투자 약관 1296개 약관 중 17개(8개 유형) 조항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금융위원회에 시정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은행·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및 금융투자업자 등 금융기관에서 새롭게 제·개정되는 금융거래 약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공정위는 앞서 10월 은행 분야, 11월 여신전문금융 분야의 불공정약관에 대해 시정 절차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은행 약관은 60개 조항(17개 유형) 여신전문금융 약관은 46개 조항(9개 유형)이 시정 대상에 포함됐으며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에 공정위가 문제 삼은 주요 유형은 △사업자의 책임을 부당하게 면책하는 조항 △서비스 중단·제한을 자의적으로 허용한 조항 △부적절한 개별 통지 방식 △고객의 의사표시를 간주하는 조항 등이다.
특히 부당하게 사업자의 책임을 면책하는 조항이 있다. 일부 약관조항들은 사업자의 면책 요건으로 “알맞은 주의”에 따른 업무처리를 요구하고 있었으나 그것이 어느 정도의 주의를 요하는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으므로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주의의무의 수준을 낮출 수 있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운영상 필요나 경영상 이유 등 포괄적인 사유를 들어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다수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사전통지나 고객의 제기·시정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됐다.
약관조항의 예시를 보면 비(B)증권사 ○○서비스 이용약관, “기타 회사가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서비스의 제공 중단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약관에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을 예정하는 경우는 그 사유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
중요한 계약 변경 사항을 앱 푸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알림만으로 통지하도록 한 조항 역시 적절한 개별 통지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객이 앱에 접속하지 않을 경우 변경 내용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일정 기간 내 해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서비스 변경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 제3자에게 지급하는 비용까지 고객에게 포괄적으로 부담시키는 조항, 계약 해지 사유를 추상적으로 규정한 조항 등도 불공정 약관으로 분류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금융투자업자의 약관 책임이 강화되고 소비자의 알 권리와 계약 안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정조치를 진행한 뒤 실제 약관 개정까지는 통상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
공정위는 금융투자 분야에 이어 온라인투자연계금융 분야에 대해서도 약관심사를 마치는 대로 불공정 조항에 대한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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