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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됐던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3년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대통령실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다시 청와대로 복귀하면서, 청와대는 다시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중심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달 말까지 청와대 이전을 사실상 마무리한다. 이미 주요 수석·비서관실은 이전을 완료했고, 일부 참모진은 청와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날부터 공식 언론 브리핑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재개됐다.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이 있는 본관, 참모진 업무동인 여민관(1~3관), 외빈 행사 공간인 영빈관, 기자실과 브리핑룸이 있는 춘추관, 대통령 관저로 구성된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 역시 다시 ‘청와대’로 환원된다.
대통령 집무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본관에 공식 집무실을 두되, 이재명 대통령은 일상적인 국정 운영은 주로 여민관에서 할 계획이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 등 이른바 ‘3실장’이 모두 여민관에 근무하는 만큼, 참모들과의 물리적 거리를 최소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관 집무실은 정상회담이나 임명장 수여식 등 공식 행사 위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청와대가 ‘구중궁궐’로 불리며 대통령과 참모진 간 소통이 단절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본관과 여민관은 약 500m 떨어져 있어, 역대 정부에서도 ‘불통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도 업무 효율을 이유로 대통령이 여민관에서 근무한 전례가 있다.
관저 이전은 이번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와대 관저는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으로, 이 대통령은 당분간 한남동 관저에서 청와대로 출퇴근한다. 관저 이전 시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복귀와 함께 대통령실은 ‘열린 청와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청와대로 접근 가능한 5개 진입로에서 시민 대상 상시 검문·검색을 하지 않기로 했다. 테러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면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목적지를 묻는 검문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용산 시절 운행되던 경복궁역–청와대–국립민속박물관 노선 자율주행버스도 그대로 유지된다. 청와대 전면 개방은 중단됐지만, 춘추관 등을 통한 제한적 시설 견학 프로그램은 재검토 중이다. 다만 청와대 담장을 끼고 도는 일반 보행 통행은 허용되지 않는다.
소통 방식도 확대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이전 이후 대통령 일정과 회의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를 더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용산 대통령실에 설치됐던 ‘오픈 스튜디오’도 청와대로 이전돼 출입 기자단의 콘텐츠 제작과 정책 소통 공간으로 계속 운영된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청와대 출근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청와대 복귀’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사를 열고, 국민과의 소통 확대 방안을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청와대 복귀는 ‘세종 집무실’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을 공약했고, 현재 공식 완공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2004년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인정한 만큼, 개헌 없이 대통령 집무실을 완전히 세종으로 옮기는 데에는 위헌 논란이 따른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청와대를 유지하면서 세종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두는 방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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