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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약물의 투약 등 응급을 요하는 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고가 약제 사전승인 심사 기간이 기존 2주에서 48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승인 심사 지연으로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응급 희귀질환를 위한 신속경로(Fast-Track) 심사제’ 도입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현행 사전승인 심사제도는 고가 약물의 적정 사용을 위해 1992년부터 운영돼 왔으나,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2주 이상 소요되면서 신속한 약물 투약 등 응급성이 높은 희귀질환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한계로 지적돼 왔다.
특히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과 같은 초응급 희귀질환은 발병 후 2~3일 이내 약물 투여가 이뤄지지 않으면 평생 신장 투석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은 병원에 있으나 심사가 끝나지 않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aHUS 치료제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솔리리스와 바이오시밀러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프스클리가 국내 출시돼 있다.
권익위는 이번 개선안에서 생명이 위급한 초응급 희귀질환을 별도로 지정·관리하고, 해당 환자에 대해서는 사전승인 심사를 접수 후 48시간 이내에 완료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온라인 기반의 상시 심사 시스템을 구축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즉시 가동하도록 권고했다.
또 사전승인 심사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질환별 최고 전문가와 환자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희귀질환 약제 심사위원회(가칭)’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부에 신설하도록 했다. 의료진의 행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청 서류도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권고도 포함됐다. 단기적으로는 희귀질환 진단·치료가 가능한 지역 전문의료기관 지정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병원별 기능과 역할을 세분화해 진단과 치료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질병관리청에 정책 제안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단순한 행정 절차 단축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앞으로도 사전승인 심사와 같은 행정 제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구조적 혁신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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