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격동의 국제정세 속 국익 우선 외교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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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 미국… 북한군 러시아 파병 등
3국정상회의 ‘한·미·일 사무국’ 설립 시의적절
북한에 영향력·통상 규모 큰 중국의 역할 기대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9 00:02:02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국제정세가 격동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익 우선을 기본으로 지혜로운 외교가 요청되고 있다. 한·미 간 어떤 사안이 있을 때 그것이 나라와 기업에 이익이 돼야 한다. 한·중 관계 역시 상호 이익의 윈윈 원칙을 기반으로 최대 접점을 찾아 한·미 소통, 한·중 소통을 긴밀하게 하는 외교안보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이 인도·태평양 번영과 안정을 위해 ‘한·미·일 사무국’을 설립하기로 했다. 북한과 러시아 간 불법 군사협력을 차단하고 3국 공조를 제도화하겠다는 의도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시의적절한 합의로서 긍정 평가한다.

세 정상은 북한과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3국은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 평화·안보와 직결된다는 인식에서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바는 한국과 중국이 APEC 정상회의를 2년 만에 가졌다는 사실이다. 최고위급 소통을 가져 트럼프 2기에도 이 같은 관계 개선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한·중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한·미·일 협력 강화 움직임 속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공방 등의 각종 악재로 관계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양국은 각급 소통의 끈을 유지해 왔고 올해 5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4년 반 만에 복원시키는 등 교류 성과를 만들어 냈다. 한·중 관계 개선이 미·중 전략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중국은 관계 회복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입장에서도 향후 대중(對中) 통상외교의 동력을 확보할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한국 수출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은 그동안 한국 경제성장의 주요 배경이 돼 왔다. 특히 북한의 호전성과 폐쇄성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해 북한에 영향력이 적잖은 중국의 역할이 기대된다.

미국 대선 결과 전후로 한국을 향한 중국의 관계 개선 시그널은 더 뚜렷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매기고, 첨단 제품 기술의 중국으로의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누차 밝히고 있다.

이에 중국은 무비자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키고 관례보다 급을 높여 주한 중국대사에 다이빙 주(駐)유엔 중국 대표부 부대표로 내정하는 등 한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은 올해 수교 75주년임에도 소원해진 북·중 관계의 틈을 파고들기 위해서라도 중국의 관계 개선 시그널에 여러 방면에서 호응하는 게 온당하다. 노골적인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보내는 데 한·중 협력 과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된다면 한·중 관계 복원은 정점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2기가 거센 대중(對中) 압박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한·중 관계 훈풍이 지속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지 않다.

그 한 예로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나왔다. 3국 정상은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되 경제 및 대 북한 개방을 위한 지렛대로서의 중국 역할이 유효하다는 인식하에 전략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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