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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 개방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노동신문 공개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반면 국민의힘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대 주장이 여전한 상황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노동신문에 국민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며 해제 방안 검토를 주문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북한자료의 수집·관리·이용 전반에 대해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민족동질성 회복 및 북한 연구를 확대하자는 취지의 ‘북한자료의 수집·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금까지 북한자료는 이적표현물 해당 여부에 중점을 두고 국가정보원의 지침인 ‘특수자료 취급지침’에 따라 특수자료로 분류되는 일부 자료에 한정해 폐쇄적으로 관리돼 왔다.
김 의원은 “최근 학술·ㆍ언론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북한에 대한 이해도 제고 목적으로 북한자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이 아닌 지침으로 폐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북한자료의 수집·관리·이용 전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해 북한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북한자료를 국외 반출·국내 반입 시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한편, 북한자료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급할 경우 수리를 요하지 않고 신고 의무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한 특수자료 취급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정해 감독기관의 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특수자료를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20일 SNS를 통해 “우리 사회를, 우리 국민들을 신뢰하고 북의 자료들에 대해 개방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북은 체제에 대해 확신이 없는 사회인데 반해 우리 사회는 체제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동서독 분단시절 서독이 동독언론들의 열람을 허용했음에도 동독의 선전에 현혹되지 않았듯이 이제 우리 국민들도 북의 노동신문을 보며 그냥 믿고 현혹되기보다는 오히려 북한 체제가 어떤 언어로 자신을 정당화하려 하는지,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꿰뚫어 볼 수 있을 만큼 성숙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2일 SNS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의 공개 의사를 피력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만약 노동신문을 자유롭게 구독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대국민 반공교육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국민의힘 중진인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도 합장한 것은 의미가 있는 입증”이라며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통일부의 적극적인 검토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겨냥 “이 대통령의 안보 인식이 우려를 넘어 경악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 노동신문 등 적성 매체에 대한 접근 제한을 두고 ‘국민이 못 보게 만드는 이유는 선전에 넘어가서 빨갱이 될까 봐 그런 것이냐’, ‘그냥 열어놓으면 된다’라고 말했다”며 “이는 북한 체제 선전과 김 씨 일가 우상화를 목적으로 제작된 적성 매체를, 아무런 경계 없이 우리 사회 안방까지 들이자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적성 매체에 대한 접근 제한은 국민의 의식 수준을 낮게 봐서가 아니다. 북한의 치밀한 심리전과 이적행위로부터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 조치이자 물리적 방어선”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21일 SNS에 “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50년 동안 꺼지지 않았던 대북방송을 꺼버렸다. 대북전단 보낸 것을 북한에 사과하고 싶다며 국민 염장을 질렀다”며 “그랬던 대통령이 북한 노동신문을 놓고는 우리 국민들이 못 보게 막지 말라고 호통쳤다”고 말했다.
또한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평화통일 정신을 정면으로 거역하고 있다”며 “‘굴종’은 ‘평화가 아니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가는 목적지는 ‘평화통일’이 아니라 무장 해제하고, 북한에 ‘백기투항’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도 북한매체 개방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금주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는 2022년 통일부 업무추진계획을 통해 북한의 신문·방송·출판물에 대한 단계적 개방을 주장했다”며 “윤재옥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북한 매체 개방 정책을 두고 남북 매체의 상호 개방을 통한 통일 기반 조성을 주장한 바 있고, 권영세 당시 통일부 장관 역시 북한 방송 개방의 구체적 방식까지 국회에서 설명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스스로 추진했던 정책을 단지 이재명 정부가 검토한다는 이유로 ‘안보 붕괴’로 몰아붙이는 이중잣대와 구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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